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고(故)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인은 지난 1950년대부터 한국 사회운동 전반에 참여한 인사인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추모하기 위해 빈소에 찾은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9년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조문한 바 있다.
그동안 고인은 1964년 한일협정 반대운동, 1974년 유신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 등을 주도한 바 있다. 1979년 'YMCA 위장결혼 사건'과 1986년 '부천 권인숙 양 성고문 폭로 대회'를 주도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후 1987년 대선 당시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독자 민중후보에서 사퇴했고, 1992년 대선까지 독자 후보로 출마한 뒤 자신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에 묵념하고 영전에 국화와 술 한잔을 올리며 추모한 뒤 유가족도 위로했다.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고인에 대해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나눴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하고 그랬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맡기고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가족은 고인이 생전 입원할 당시 문 대통령에게 전하려 한 통일에 대한 당부 영상 메시지를 보여줬다. 영상에서 고인인 백 소장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를 가기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 줄기였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란다"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해당 영상을 본 뒤 "영상을 보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가족인 백원담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고인이 전하려 한 선물인 하얀 손수건과 책 1권도 전달했다. 백 교수는 손수건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면서 통일 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황해도가 고향이니까 꼭 가고 싶다고 전달해주십사 했다"고 소개했다. 책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쓰신 책"이라며 "아버님의 모든 사상이 여기에 담겨있다"고 전했다.
한편 양대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게 "(고인이) 특별히 관심 가진 것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김진숙 힘내라'였다. 송경동 시인이 사십 며칠 동안 단식을 했던 일이 있지만 굉장히 코로나 이 상황에서 가장 힘없고 길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이 내몰리는 현실에 너무 가슴 아파하셨다"며 "각별히 선생님께서 마지막 뜻이기도 하시니까 각별히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을 고개를 끄덕인 뒤 유가족에 묵례한 뒤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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