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수혜를 입은 치킨업계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계육 수급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배달음식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치킨업체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교촌치킨의 전체 가맹점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 약 1조300억원을 기록했다. bhc 매출액은 약 4000억원, 제너시스비비큐 BBQ는 매출액이 약 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치킨시장의 20%를 차지하는 국내 3대 치킨업체(교촌·bhc·BBQ)의 가맹점 수(4500개) 대비 폐점률은 지난해 약 1%에 불과하다.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불리우며 외식업종 폐점률 1위(평균 10%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교촌 치킨의 경우 가맹점 1269곳 중 단 한 곳만 폐점하며 0.08%의 폐점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치킨 수요와 달리 닭고기 공급은 AI사태로 원활하지 못해 업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치킨업계는 일부 메뉴를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으며, 납품 업체의 계약 단가를 올려주며 닭고기 물량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부분육은 상황이 심각하다. 닭 다리나 날개는 마리당 2개씩 밖에 나오지 않아 해당 부위만으로 이뤄진 제품 1개를 내놓기 위해선 닭 여러 마리가 필요하다. 부분육 제품에는 일반적인 통닭용보다 통상 더 큰 닭을 쓴다. AI 장기화로 사육 농가들이 감염을 피하기 위해 이전보다 닭을 빨리 출하하기 시작했고, 부분육용 큰 닭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닭고기 공급 여력이 있다고 발표한 상황이지만, 조리에 사용되는 닭고기의 경우 유통기한이 3~4일에 불과해 물량확보에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 교촌치킨은 최근 공식 앱을 통해 '메뉴 일시 품절 안내'를 공지했다. 교촌치킨은 "최근 원육 수급 불안정으로 윙(닭 날개), 콤보(닭 다리+닭 날개) 메뉴 주문이 어려울 수 있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은 다른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보다 상대적으로 부분육 제품 비중이 커 닭고기 수급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 부분육 수요가 증가하자 BBQ와 bhc도 부분육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BBQ의 경우 평소 거래하던 업체 이외에도 전국에 있는 육계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닭고기를 마련하고 있다.
AI 사태로 인상된 닭고기 가격에도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치킨 조리용으로 사용되는 닭고기 9·10호의 1㎏ 가격은 3308원이다. 이는 3개월 전보다 16.2%, 전년 동일 대비 10.2% 오른 가격이다. 또한 살처분된 육계는 698만마리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전체 육계의 약 8%를 차지했다.
치킨업계는 가맹점 상생 차원에서 닭고기 가격 지원하며 유지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경우 닭고기 가격이 일정 시세를 넘어가면 그 이상의 인상 폭은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 bhc치킨은 가맹점에게 인상 요인을 반영하지 않은 채 기존 공급가로 납품하고 있다. bhc 본사가 부담한 가맹점 간접적 지원 규모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20억원에 이른다. 오븐구이 치킨 프랜차이즈 돈치킨도 계육 인상폭에 대한 비용을 본사에서 부담한다.
하지만 AI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해당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는 업계에 큰 부담이 된다. 치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때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넘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가격 인상은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다. 최근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면서 "본사뿐 아니라 가맹점주와 소비자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AI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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