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 16일 22사단 경계책임구역으로 또 다시 북한 남성이 철색선을 넘어오는 일이 발생했다. 군 당국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문제없이 작동이 됐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장병들 사이에서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부전선 GOP 경계임무를 맡았던 익명의 장교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장병들의 임무 피로도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운영상의 오류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장교는 "광망, 광케이블, 자력식 등으로 구성된 철책은 빛의 굴절, 압력에 의한 빛의 산란, 자기장 변화 등을 감지해, 경고를 울리는데 오동작이 꽤 있는 편"이라며 "일선부대에서는 이러한 오동작 때문에 센서의 민감도를 낮춰두기도 한다. 더욱이 굽어지고 복잡한 야전의 지형과 악천후에서는 신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동부전선에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긴급정비를 담당했던 예비역 육군 간부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며 "병력에 의한 밀어내기식 근무로 인한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학화 경계 시스템 자체가 주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예비역 간부는 "밀어내기식 근무가 없어진 부대도 있고, 점령하고 있는 초소 수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구성 장비에만 의존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예비역 관계자는 이런한 현상과 함께 감시장비의 부품과 운용방식, 관련 인력 및 예산의 부족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근거리 감시카메라에는 카메라의 회전과 각도를 조정해주는 팬틸트 부품이 기대수명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소모되고, 감시장비 영상을 판독해야 할 장병들이 태블릿 피씨 화면 크기의 수개의 모니터를 보고 있어 감시공백이 발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예비역 관계자는 "내가 임무를 수행할 당시에는 부품이 정상적 보급계통으로 보급되지 않아, 구매 수리부속비로 집행해 일정 수량을 확보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2018년 기준으로 부대별 차이는 있겠지만 1개 사단에 부사관 4명이 편제돼, 2명 1개조로 15일씩 긴급대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복수의 군 소식통들도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운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지난 16일 북한 남성이 배수로를 통해 철책선 아래를 넘어 오기 전까지 4차례 CCTV에 포착이 됐지만, 상황실로 전달되는 경고음과 팝업창이 5초에 그쳐 상황병이 이 남성을 추적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일명 'K사업'으로 불리는 기지방호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업체선정이 선정이 제각각이다 보니 통일된 운용교범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
관련사업은 국방부 국방시설본부가 관리하고 감리를 하고 있는데, 국방시설본부는 이동해체식 방호벽 시공사업과 관련해 특허권침해와 국가계약법 위반 등의 의혹을 수년간 받아왔디.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를 지난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방부는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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