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맥주업계 내에 스타트업과 손잡고, 재활용을 넘어선 업사이클링 붐이 일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을 새 상품으로 만드는 활동으로 자원을 재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창출하고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더불어 최근 높아진 친환경에 관한 관심을 충족시키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환경과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8%에 달하는 음식폐기물 문제는 심각한 사안이다. 매년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40억 톤의 음식 중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배달 및 외식 소비가 증가하며 음식물 자원 낭비가 심각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푸드 업사이클은 국내엔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이미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국의 유기농 식료품 유통업체 홀푸즈마켓은 올해 식품 트렌드 중 하나로 '업사이클 식품'을 선정한 바 있다. 앞서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 AB 인베브는 맥주 제조 후 남은 곡물을 활용해 음료를 제조하는 스타트업 기업 캔버스에 투자했다.
비슷한 사업이 최근 국내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주류업계는 맥주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맥주박(맥주를 짜고 남은 찌꺼기)을 활용한 식품 개발 및 사업화에 본격 나섰다. 그간 국내에선 규제 탓에 맥주를 만들 때 나오는 맥주박이 영양분이 풍부한 재료임에도 버려지거나 가축 사료로만 사용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관련 규제가 개선되면서 주류 제조시설에서도 주류 이외의 제품을 생산하는 게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맥주 판매 점유율 1위 카스를 보유한 오비맥주는 푸드 업사이클(새활용) 전문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맥주 부산물을 이용한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리하베스트는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으로 제품생산 과정에서 폐기되던 식혜박, 맥주박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부산물에 고부가가치를 더해 친환경적인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2월 카스의 부산물로 만든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처음 공개하고 지난 7일 펀딩을 시작했다. 목표 금액 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3000여만원의 펀딩액을 기록했다.
오비맥주는 향후 에너지바 외에도 그래놀라, 시리얼 등 간편대체식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성이 충분하다면 밀가루를 대체할 원료로서의 가능성도 보고 있다.
국내 1세대 수제맥주기업 카브루도 리하베스트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수제맥주 업계로서는 처음으로 '수제맥주박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카브루와 리하베스트는 수제맥주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을 원료로 한 '리너지 가루'를 활용해 기존 리하베스트에서 선보였던 스낵 형태 외에 피자, 베이커리 등 새로운 메뉴를 개발 및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보리 외에 통밀 등 다양한 곡물을 사용하는 수제맥주박은 단백질,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맛은 물론 건강에도 더 유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피자 형태로, 상반기 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카브루는 완성된 제품을 자사에서 운영하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카브루 브루펍'에서 정식 메뉴로 론칭할 예정이다. 이후 밀키트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버드와이저도 피자 전문점 '아노브'와 함께 맥주와 피자의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아노브는 보리에서 당분만 추출하고 남은 맥주박을 피자 도우로 만드는 제조 방법을 국내 최초로 사용하는 프리미엄 피자 전문점이다.
오비맥주 구매/지속가능경영 부문 나탈리 부사장은 "국내 신생 벤처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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