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을 정리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에서도 소매금융 철수가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서비스(WM) 부문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완전 철수' 보다는 '부분 철수'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프레이저 "경쟁력 위해 선택과 집중"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장(CEO)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프레이저 CEO는 지난달 컨퍼런스 콜을 통해 "전 세계가 빠르게 디지털화 되는 가운데 어떤 사업부문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고 있다"며 "씨티그룹 또한 회사를 단순화 시킴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매금융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5% 감소한 15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즉,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디지털화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씨티그룹 또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다른 부문을 정리해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의 소매금융업도 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총수익은 2999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71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2019년 3분기의 총수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267억원과 900억원이었다
특히 씨티은행의 국내 예수금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95%으로, 지난 2017년 2.11%, 2018년 2.06%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대출금 또한 2017년 1.90%, 2018년 1.74%, 2019년 1.63%로 감소세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일정 점유율을 유지해야 하지만 시중은행 평균 점유율(20.79%)보다 한참 밑돈다. 같은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3.4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업금융·자산관리(MW) 집중 가능성↑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소매금융을 철수하더라도 씨티은행의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서비스(WM) 부문은 살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4년 씨티그룹은 일본의 법인 씨티뱅크를 두고 저금리 예금에 치중돼 있는 개인금융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소매금융 부문은 매각하고, 기업금융, 투자은행 트레이드 등의 도매금융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재 씨티은행의 경우에도 소매금융의 수익률은 낮지만, 기업금융과 WM부문의 수익은 증가하는 상황이다. 지난 해 3분기 한국씨티은행의 수수료 누적손익은 831억원으로 전년 동기(296억원) 대비 3배가량 늘었다.
특히 씨티은행은 지난해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시작으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등 부실 사모펀드 대란에서도 무풍지대로 부각되면서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은 WM 고객을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최상위 자산관리 고객층은 지난 2015년 WM센터를 선보인 이후 64%, 투자상품규모(AUM)는 20% 성장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신임 회장의 새 경영전략이 일부 발표됐을 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본사 관계자도 "각 사업들의 조합과 상호 적합성을 포함하여 냉정하고 철저한 전 략 검토에 착수했다"며 "장시간 동안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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