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슈퍼사이클'도 현실화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3월 1일 업계에 따르면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D램 가격이 2분기에 1분기보다 1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으로는 40% 이상 인상폭을 전망했다.
이미 D램 현물 가격은 올 들어서만 30% 가량 급증한 상태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 D램 가격은 지난해 3달러 중반이었다가 2월 말 4달러 초반대까지 올랐다.
D램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먼저 IT 업종 호황이 꼽힌다. 언택트 영향으로 서버 업계가 발빠르게 증설에 나서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스마트폰과 PC 등 업계가 공급을 정상화하면서 수요가 대폭 늘었다.
아울러 신규 CPU와 GPU가 공개되면서 게임용 PC 시장도 대대적으로 재편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신규 콘솔을 같은 시기 출시하면서 수요를 더욱 촉진했다.
그러면서도 공급량은 오히려 줄었다는 전언이다. 2019년 재고 증가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투자를 줄인데 따른 결과다. 그나마 가격이 안정된 낸드플래시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수급 불안정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다. 일각에서는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2018년 호황기보다 더 크고 긴 '슈퍼 사이클'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가 실적 기록을 새로 쓸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단, 업계 분위기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일시적으로는 큰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원가 절감을 위한 메모리 최소화 등으로 수요 상승폭도 줄어들 수 있다.
중국 반도체도 다시 고개를 드는 기회를 잡게된다. 그동안 수율이 낮아 손해를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가격이 올라가면 손해도 최소화할 수 있어 다소 무리하더라도 양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당장 경쟁사들 수준으로 올라서기는 어렵겠지만, 생존 위기를 벗어나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차세대 메모리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인텔이 공급하던 옵테인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효율적인 구조에도 불구하고 D램과 낸드에 가격 경쟁력에 밀려 좀처럼 시장을 확대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D램과 낸드 가격이 치솟으면 옵테인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때문에 인텔과 3D X 포인트 기술을 공동 개발한 마이크론도 2년여 만에 다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올라가면 국내 업계 수익률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차세대 메모리와 중국 업계 등 도전도 더 거세질 수 밖에 없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무조건 높은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초격차'를 통해 리스크를 상쇄하는 모습이다. HBM2E에 이어 삼성전자가 HBM-PIM 기술로 초고성능 메모리를 양산하는데 성공, 고성능 컴퓨팅 수요를 충족하며 옵테인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 반도체 굴기에도 한발 더 멀어지는데 성공했다.
차세대 메모리 양산도 가능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까지 옵테인과 비슷한 기술인 P램 개발을 마무리했다. 수율이 낮고 시장도 아직 작아 양산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지만, 필요에 따라 늦지 않게 양산에 돌입할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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