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기준 서울시민 1000명 중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시는 관내 코로나19 전담병상 가운데 71.8%를 시립병원을 통해 확보했다. 시립병원 개원 이래 가장 많은 시민이 단시간에 비자의적으로 공공의료를 경험한 것이다. 서울시가 권역별 공공의료체계를 완성해 지역간 공공보건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는 전문 공공의료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확진자 10명 중 7.2명을 시립병원에서 돌봤다. 작년 1월 23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을 당시 17병상에 불과했던 서울시 감염전담 음압병상은 같은해 12월 1060병상까지 늘어났다.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북병원, 서남병원, 동부병원, 북부병원 등 총 6개의 서울시립병원이 감염전담병원으로 전환됐다.
시는 동남권을 제외한 동북, 서남, 서북권에 감염전담병상으로 각 466병상, 400병상, 194병상을 확보했다.
재단 연구진은 '코로나19의 경험과 서울시 공공의료 강화의 과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서남(32.4%), 동북(29.2%), 동남(20.3%), 서북(18.1%) 순으로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권역별 인프라의 균형적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다수 나옴에 따라 감염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료 문제를 고려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는 종합병원급 시립병원으로 동북권과 서남권에 각각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을 갖추고 있지만, 서북권과 동남권에는 없다.
연구진은 "그나마 동남권은 여러 사립대학병원을 비롯해 의료자원이 풍부하지만 서북권은 서울에서 의료자원이 가장 부족한 지역"이라며 "종합병원급 시립병원을 신설하거나 민간병원을 인수하는 등 여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연구진은 365일 24시간 응급과 비응급을 구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는 '24-365 의료센터'를 권역별로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의료 선진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공서비스다. 연중 상시 가동되는 의원급 의료자원인 영국의 NHS 워크인 센터는 대규모 기차역, 상가와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설치·운영되고 있다.
연구진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누구나 사전 예약 없이도 간단한 처치와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시민들의 의료 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서울시도 다중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언제든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의원급 '24-365 의료센터'를 권역별로 1곳씩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외에 연구진은 ▲급성기 치료와 요양, 발달장애 치료를 담당하는 '서울시 어린이 공공의료 네트워크' ▲여성의 특수질환 치료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건강센터'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연구 기능과 진료 기능을 갖춘 '건강장수 전문의료센터' ▲시민의 정신과 마음건강을 책임지는 '서울시 마음정신 건강센터' ▲감염병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진료하는 '감염전문 공공의료기관' ▲감염에 취약한 공간을 개선해 만든 '포스트코로나 생활 SOC' 등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공공의료는 이제 더 이상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관심사이며 감염전담병원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단지 행정부의 과제가 아닌 모든 시민의 걱정거리가 됐다"면서 "서울시의 공공의료 자원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울시는 12개 시립병원과 80여개 보건기관을 둬 다른 지자체에 비해 많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여러 순간 위기를 맞았고 현재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볼 때 향후 서울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과제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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