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아랍에미리트(UAE) 등 우주산업 강대국들의 민간영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주라는 새로운 먹거리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기업 가운데 한화그룹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우주사업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높인다. 최근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회장은 그동안 미래 성장 사업으로 항공·우주사업을 지목한 만큼 신사업 개발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항공·우주 사업을 직접 이끌면서 한화그룹 사령탑의 신구(新舊)조화도 눈길을 끈다.
◆김승연 회장 7년 만에 경영 복귀…미래 산업 드라이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달 ㈜한화·한화솔루션·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하면서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에 드라이브를 건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김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알리면서 "김 회장이 ㈜한화의 항공 우주·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미래 기술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김 회장은 수소 에너지 산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그동안 김 회장은 '신구조화'를 통해 집중할 미래 성장 사업으로 항공·우주, 모빌리티(운송수단), 그린수소 에너지 등을 지목해왔다. 특히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공위성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했고, 한화에너지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프랑스 토탈과 미국에 신재생에너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신사업 발굴·투자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 회장의 두터운 미국 정·관계 인맥도 한화의 신사업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새로 출범한 바이든 미국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태양광, 수소 등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에 호재가 될 수 있어서다.
특히 김 회장이 우리나라 나이로 70세가 된 만큼 아들을 대상으로 경영권 수업을 강화하며 승계 작업을 본격화 할 가능성도 높다.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항공·우주 사업 전방을 총괄 지휘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또한 한화그룹 내부에선 김 회장의 인맥이 한화의 신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고(故)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는 생전에 한미친선협회 이사로 활동했고 김 회장도 2001년 설립된 한미교류협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김 회장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과 모두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각각 초대받았다.
김 회장은 미국 헤리티지재단과도 오랜 기간 인연을 유지해왔다. 특히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태양광·수소 등 한화의 주력 사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관 사장 경영 능력 시험대
김동관 사장은 한화그룹의 우주산업 전반을 총괄 지휘하면서 또 한 번의 경영 시험대에 서게됐다. 한화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그룹이 2010년대 중반 삼성으로부터 '빅 딜'을 통해 인수한 방산업체들을 모두 품고 있어 사실상 한화 방산의 지주사 격 회사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 계열사내 우주산업 관련 핵심기술을 한데 모은 태스크포스(TF)의 수장을 맡아 우주사업의 미래 전략 방향을 수립한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그룹내 여러 회사에 흩어져 있던 우주산업 관련 핵심 기술을 한데 모은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스페이스 허브는 각 회사의 윗 단에 있는 조직이 아닌 현장감 넘치는 우주 부문의 종합상황실"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한화그룹내 우주사업 TF인 스페이스 허브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중심이다. 한화시스템의 통신, 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주)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최근 한화그룹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 우주위성업체 쎄트렉아이도 향후 참여할 전망이다.
스페이스 허브 총괄 팀장을 맡은 김 사장은 지난달 2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등기 임원으로 추천된 바 있다. 한화솔루션 사장과 (주)한화 전략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 사장은 한화그룹내 우주산업 분야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고돼 왔다. 김 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쎄트렉아이의 등기 임원으로도 추천되는 등 최근 한화그룹의 항공·사업에서 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스페이스 허브 출범을 김 사장의 이 같은 우주사업 경영 행보도 보다 본격화할 것을 예상된다.
민간 우주개발은 글로벌 시장의 큰 흐름이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우주 산업 시장 규모가 민간기업 주도하에 오는 2040년 약 1조1000억 달러(약 122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는 스페이스 허브를 통해 해외 민간 우주 사업의 트렌드를 모니터링하고 연구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할 계획이다.
스페이스 허브는 발사체,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지구 관측,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투자에 집중하게 된다. 해당 분야 인재도 적극 영입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의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의 기술 등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연구한다.
김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게 우주 산업"이라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개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