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47거래일, 사상 최장기간 국내 주식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8일까지 총 14조3627억원을 팔아치웠다.
동학개미들은 크게 반발했다.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의 주된 원인이 연기금의 매도 때문이란 의심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연기금의 매도세는 비정상적인 매매 행위',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매도를 중지해라' 등의 청원글이 가득하다. 국민연금 앞 집회도 불사한다. 지난 4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피켓 시위를 벌였다.
국민연금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순매도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불과하다. 중기 자산배분계획에서 오는 2025년 국내 주식 비중을 1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고, 국민의 노후자산을 이용해 수익을 내야 한다. 증시부양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기관이다.
지금이야말로 동학개미와 국민연금 간의 균형점이 필요한 때다.
국내 주식투자자라는 특정 집단에 의해 국민의 노후자산이 좌지우지되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이 일부의 목소리에 의해 자산을 운용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되돌아 온다는 것을 동학개미가 잊어선 안 된다.
최근 국내 증시 하락 요인은 단순히 국민연금의 매도세 때문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지수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한다고 설명한다. 미국 장기 금리 상승세가 컨트롤되지 않는 이상 주식시장의 불안은 좀 더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국민연금도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유지하되 유연한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자산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5개년 중기 자산 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율을 줄여나가고 있다. 다만 2018년은 코스피 지수가 17% 이상 하락하는 등 지금의 증시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단순히 비중 조절을 위해 기계적 매도세를 이어가기보단 국내 주식 목표치 초과 범위를 넓히는 등 유연성을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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