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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잉어와 수소

난생 처음 잉어찜을 먹었다. 잉어 선생님은 큼지막한 접시 위에 채소 이불을 덮고 누워 계셨다. 선뜻 손이 안 가는 비주얼에 동공이 흔들리는 와중, 종업원이 집게로 잉어의 배를 두부 뜨듯이 집어 접시에 살코기를 올렸다.

 

근처 호숫가에서 잡은 잉어냐는 나의 질문에 종업원은 양식 잉어라고 설명했다. 요새는 수질 오염이 심하고 자연산 잉어는 비린내도 많이 나서 깨끗한 수질에서 기른 잉어가 더 맛이 좋다는 것.

 

찾아보니 잉어는 극지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서식하고 양식의 역사도 오래됐다. 알록달록 비단잉어도 일본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를 양식한 것이라고 한다.

 

양식에 성공해 인간의 '자양'에 한몫하는 잉어를 생각하니 얼마 전 취재한 수소가 떠올랐다.

 

정부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정했다. 수소는 고갈될 걱정도 없고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 수소'는 탄소 배출이 제로 수준이니 도전할 가치는 크다.

 

잉어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수소 양산은 잉어 양식과 차원이 다른 문제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하고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산학연 연계와 정부 지원, 해외 공급망 확보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정부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민간과 협조해 수소 모빌리티, 수소 에너지원 등 수소 생태계를 구축 의지를 밝혔지만 취재 과정 중 전문가들은 좀 더 세밀한 지원과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이창현 단국대 교수는 개발된 기술을 실제로 수소 생산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업부와 연계한 스케일업 연구지원과 소재·부품·장비 개발 사업이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과 산업화 사이 존재하는 여백을 채워주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당장의 경제성도 문제다. 유동우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자기 돈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운신이 폭이 좁다. 국내 조선업과 석유화학업이 업력이 오래돼도 공정의 핵심 기술은 해외에서 사오는 것이 현실이다. 개발 비용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현대차 넥쏘의 수소엔진 기술을 제외하면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은 외국 기업의 차지다.

 

어영부영하다가는 남 좋은 일만 시킨다. 힘차게 외친 만큼 알맹이도 챙기는 수소 경제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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