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복이 무엇이겠는가. 복을 청한다는 뜻이니 다른 말로 하면 복을 불러들인다는 뜻도 되겠다. 복 받기를 좋아하면서도 복을 짓는 데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 추상적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좋고 착한 사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적이자 불편한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은가.
불가에서는 불선한 업을 짓지 않는 가운데 남에게 도움을 주어 생명을 살리고 배고픔을 없애주며 아픈 병을 고쳐준다든지 하는 덕이 되는 행위를 가리켜 복을 짓는다고 말한다. 상식적인 복덕을 쌓는 일 외에 마음의 태도 측면에서 청복을 말해보자면 "남 탓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심적 성숙이 깊으면 깊을수록 남 탓보다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탁마하게 된다. 천지의 좋은 기운들은 불평불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근접하지 않는다. 그러니 남 탓을 일삼는 사람들에게는 불만의 기운들만 주변에 놓이게 된다. 청복은 커녕 복의 씨앗을 잘라버리는 일이 된다.
'아장동사'(我將東徙)라는 고사가 있다. 말 그대로 "나는 장차 동쪽으로 이사 가려 한다."라는 뜻이다. 전한(前漢) 시대에 유향(劉向)이라는 학자가 지은 '설원(說苑)'에 나오는 이야기로서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은 고치지 않고 남이나 주변의 환경만을 탓하는 것을 비유한 고사로 알려져 있다.
유향이라는 인물은 우리에게는 그다지 잘 알려진 사람은 아니나 한나라 고조인 유방의 배다른 동생인 유교의 4세손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선방술(神仙方術)에도 관심이 많은 인물이라 도가에서는 종종 회자되는 이름이다. 게다가 한 대의 저명한 저서인 칠략(七略)을 지은 이가 그 아들 유흠(劉歆)이다. 학자로 이름을 날린 부자지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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