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리학에서는 의심이 지나친 것도 병이요 망상이 되고 망상은 정신분열증의 원인 증상이 되며 다중인격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단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 라는 표현도 마음에 각인된 어떤 강렬한 충격은 두고두고 영향을 끼치는 것이리라.
산길을 가다보면 새끼줄이 휘어져 있거나 뒤틀려진 나뭇가지를 보고도 뱀인 줄 알고 기겁을 하는 경우도 그러한 예 중의 하나일 것이다. 비슷한 고사로는 '배중사영'(杯中蛇影)이 있다. 술잔 속의 뱀 그림자라고 직역될 터인데 옛날 중국의 진(晉)나라에 악광(樂廣)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 무슨 일인지 친구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이에 찾아가 보니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아 악광은 연유를 물었다. 친구는 답하기를 "저번에 자네와 술을 마신 적이 있잖은가. 그때 술을 막 마시려는데 술잔 속에 뱀이 보였다네.
언짢았으나 혹여 자네가 무안해 할까봐 그냥 마셨는데 그 이후 이렇게 병이 났다네." 놀란 악광은 지난 번 함께 술을 마신 곳으로 다시 가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 방의 벽에는 뱀의 모양이 그려진 활이 걸려 있었고 비로소 뱀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친구가 말한 술잔 속의 뱀은 바로 활에 그려진 뱀이 술잔에 비추어진 것이다. 설명하기 위해 악광은 다시 친구를 초대하여 같은 장소에 술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나서 무엇이 보이냐고 물었다. 친구는 짐짓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지난번처럼 뱀이 보인다고 답한다.
악광은 껄껄 웃으며 "자네 술잔 속에 보이는 뱀은 저 벽에 걸린 활에 그려진 뱀의 그림자이네." 이 말을 듣고 벽에 걸린 활을 확인한 친구는 밝게 웃었고 병도 씻은 듯이 나았다. 이처럼 사물이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면 몸과 마음에 병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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