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이 사실상 '탈 K-배터리'를 선언하면서 업계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가 관건, 결국 전고체 배터리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1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미래 전기차 배터리와 충전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는 '파워데이'를 열었다.
우선 폴크스바겐은 배터리 자립에 초점을 뒀다. 증가하는 배터리 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생산량을 확대하는데 주력한다는 것.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기가팩토리 6곳을 설립하며 연간 240GWh 규모 배터리 셀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협력 대상으로는 노스볼트를 지목했다. 노스볼트는 스웨덴 소재 전기차 배터리 제조회사다. 폴크스바겐은 자사의 잘츠기터 기가팩토리와 노스볼트, 그리고 추가 협력을 통해 유럽내 생산에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이다.
고속 충전 네트워크 확대에도 유럽 기업들과 함께한다. 영국 BP와 스페인 이베르드롤라, 이탈리아 에넬 등 기업들과 이미 협의했다며, 추가로 유럽 현지 업체들과 힘을 합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계는 '통합 셀' 방침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통합 셀은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을 통합해 개발하겠다는 내용으로, 종전에 사용하던 파우치형 배터리가 아닌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게 된다. 폴크스바겐은 2023년 처음 선을 보여 2030년까지 비중을 80%로 늘리기로 했다.
폴크스바겐의 파우치형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주로 공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이 사실상 국산 배터리 비중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업계가 폴크스바겐을 시작으로 각형 배터리 비중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로 노선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 문제가 거론된다. 파우치형 배터리가 자유롭게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대신 비용이 비싼 반면, 각형 배터리는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것.
최근 테슬라가 기술적인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배터리 비용에서는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상황, 폴크스바겐도 테슬라를 추격하기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폴크스바겐이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배터리 비중을 높이려 한다는 추측이다.
이에 따라 이날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10% 가까이 추락하며 공포감을 확인시켰다.
단,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큰 피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앞으로 5년 가량은 여전히 파우치형 배터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장 변화에 따른 전환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결국 승부수는 전고체 배터리라는 시각도 있다. 어차피 현재 전기차 배터리가 안정성과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 빠르게 충전할 수 있을뿐 아니라 안전하고 용량이 큰, 완전한 전기차에 필수적인 전고체 배터리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미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전고체 배터리 기술 리더십은 일본이 압도적이다. 전세계 특허 중 3분의 1을 도요타가 보유하고 있다. 수년 안에 실제 상용화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행사에서 5년 안에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투자한 미국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계획상으로는 양산까지 10년 가까이 걸리지만, 최근 개발에 속도를 붙이면서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가 다양한 형태로 쓰이고 있지만, 결국 전고체 배터리로 가기 전 과정에 불과하다"며 "국내 전고체 배터리 기술도 상당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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