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市 예산 32억 들여 4차선 해등로 위에 교량 설치 공사 시작
區측, 생태적 기능 촉진·생물 다양성 확보·시민 보행권 확보등 목적
반대 주민들 "설명회 졸속 진행…멧돼지가 주민 안전 위협할 수도"
반대서명운동 진행, 주민감사청구도…북한산 조망권 침해 우려까지
이 구청장과 반대 주민들 19일 오후 면담 예정…중단 vs 강행 '기로'
서울 도봉구 이동진 구청장(사진)이 시험대에 올랐다.
3선으로 구청장으로선 마지막 임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도봉구 해등로 녹지연결로 조성공사(위치도)를 놓고 최근 구청과 주민들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리더십과 소통 능력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면서다.
이동진 구청장은 내년 상반기 임기가 끝난 후엔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도봉구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32억원 가량의 서울시 예산이 들어가는 해등로 녹지연결로는 국립공원인 북한산과 도봉구 둘리쌍문근린공원을 연결, 녹지축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편도 2차선, 총 4차선으로 돼 있는 해등로에 너비 15m, 길이 30m의 교량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사업기간은 올해 11월까지다.
이같은 목적에 따라 도봉구청과 시공사인 아우디건설은 지난 2월 중순부터 공사를 본격 시작했다.
도봉구 구경만 자연생태팀장은 "(해등로 녹지연결로)공사는 92년 발효된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서울시가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한 시책사업의 일환으로 녹지축을 연결해 생물 다양성 등을 확보하자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공사를 시작한 해등로는 서울시가 앞서 정한 97곳의 후보지에 포함됐고, 2016년 전문가 용역 등을 거쳐 우선대상지로 선정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사 진행 사실을 뒤늦게 안 주민들이 곧바로 반대를 하고 나섰다.
해등로 녹지연결로 반대 주민모임 복수의 관계자는 "구청은 설명회가 있기 이틀전에 쌍문1동 반상회 밴드에 공지하고 극히 일부 주민만 참석한 채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때가 2019년 12월5일이었다"면서 "구청의 말대로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적지 않은 예산을 쓰고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렇게 형식적으로 설명회를 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열린 행정'이 아니라 '닫힌 행정'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주민들 반대가 심해지자 지난 8일 오전엔 공사 현장에서 서울시의회 김창원 의원, 도봉구의회 박진식 의장, 도봉구청 이철형 공원녹지과장,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구청측은 연결 공사의 목적으로 ▲생태적 기능 증진 ▲생물 다양성 확보 ▲공원녹지 기능 강화 ▲시민들 보행권 확보 ▲도시내 시민편의시설 증진 등을 꼽았다.
방학동 주민 강우근씨는 "공사를 하면서 국립공원의 숲에서 볼 수 있는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등 그 자리에 있었던 나무를 다 베어버리고 숲을 파헤쳤다"면서 "연결로가 생기면 기존에도 1년에 서너차례 출몰하는 멧돼지의 이동로가 돼 주민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계획대로 높이 6미터의 다리와 그 위에 나무까지 심게되면 북한산을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해등로의 조망도 완전히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봉구청과 시공사측은 주민들 반대가 심해지자 일단 공사를 멈춘 상태다.
도봉구 구경만 팀장은 "법에 따라 진행하는 시책사업인 만큼 이를 취소하려면 조례까지 바꿔야한다"면서 "그러나 반대가 심한 만큼 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요구 사항을 반영·보완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 주민들은 서명운동과 함께 이동진 구청장 면담도 추진해 오는 19일 오후에 만나기로 확정한 상태다. 다만 구청측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참석 주민을 3명으로 제한했다. 이런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반대서명에는 2000여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 주민들은 이와 별도로 주민감사청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 주민은 "연결로가 생기면 훨씬 편하게 오고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난 공사를 찬성한다"고 말했다.
쌍문동 주민 임성규씨는 "도봉구와 이동진 구청장이 지금까지 협치를 비교적 잘해왔는데 이번 사안을 놓고보면 주민들과 소통하고 합의를 하는데 아쉬운 대목이 많다"면서 "녹지축이 생태적 의미에서 진짜 녹지축을 연결하느냐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지만 구청장이 이번 기회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협의하는 공론장을 만들어 진정한 숙의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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