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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파테크', '쪽파코인'…양념채소 가격 급등이 만든 신조어

최근 양념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장마·한파·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대파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金)파', '대파코인'으로 불리고 있다. 대파 이외에도 쪽파, 마늘, 건고추 등도 가격이 높게 설정돼 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 뉴시스

#TV에서 유명 외식 경영인이 돼지고기에 빨간 양념과 대파를 넣고 볶아 대파제육볶음을 만들어 식탁에 내놓는 모습이 나온다. 시식자들은 대파의 진한 향에 감동하며 맛있게 먹는다.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레시피는 다 적어놓았으니 시장에서 재료만 구해오면 된다. 무거운 몸을 끌고 나간 시장에서 가지런히 놓여있는 대파를 고르려고 하는 순간 눈을 의심한다. 대파 한 단 8500원…. 하는 수 없이 대파를 포기하고 집에 와서 대파를 검색해보니 이럴수가, 대파가 비싸니 '파테크', '대파코인'이라며 심어서 키우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코로나19로 인력 구하기도 힘든데 지난해 8~9월 기록적인 장마가 찾아 왔다. 창고가 물에 잠길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그 창고엔 쪽파 종구(씨)를 보관하고 있었다. 물에 젖어버린 쪽파 종구를 내다 버리는 것도 일이었다. 가을 쪽파 농사는 물건너 갔다. 쪽파 가격이 치솟는다. 7~8만원 하던 쪽파 10kg가 20만원까지 올라갔다. 이렇게 가격이 오르면 저장해 놓은 쪽파를 풀어 가격 조절을 하는데 풀어낼 물량도 없다.

 

한국에서 쌀 다음으로 중요한 작물로 평가받는 마늘, 고추, 대파, 양파, 쪽파 등 양념채소 가격이 심상치 않다. 거의 모든 한식에 들어가는 양념채소의 가격 상승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밖에 없다.

 

대파 가격 상승으로 차라리 대파를 키워서 먹겠다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SNS에서 대파를 검색하면 집에서 대파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 인스타그램

한국농수산품식품유통공사는 작물별 도매 가격을 제공하고 있는데, 해당 통계에서 양념 채소 가격 급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대파 상품 1kg 도매가격은 4432원으로 1년 전 1088원에 비해 4배가 뛰었다. 1년 전 2500원 대 이던 쪽파 상품 1kg는 3월 17일 도매가격 기준 4700원대다. 2월 초 쪽파 1kg 가격은 9000원 대로 치솟았다. 다행히 3월 중순 들어 대파·쪽파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월 1일에서 3월 17일까지 대파 상품 1kg의 올해, 작년, 평년 평균 도매가격 . / 농산물유통정보(KAMIS)
2월 1일에서 3월 17일까지 쪽파 상품 1kg의 올해, 작년, 평년 평균 도매가격 . / 농산물유통정보(KAMIS)

한국인이 죽고 못 사는 마늘과 고추 가격도 심상치 않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피마늘(한지) 상품은 10kg에 7만 7000원이었다. 1년 전 5만 3000원에 비해 2만원 이상 뛰었다. 건고추 30KG 상품은 3월 17일 기준 76만원 대로 1년 전 40만원에 비해 35만원 이상 올랐다.

 

양념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당국은 수입을 늘리고 있다. 대파 같은 경우 이 달 1일에서 5일까지 해외 대파 수입량은 1190톤으로 평년 같은 기간보다 수입량이 3배 늘었다.

 

2월 1일에서 3월 17일까지 건고추(화건) 상품 1kg의 올해, 작년, 평년 평균 도매가격 . / 농산물유통정보(KAMIS)

◆결국 비싼 건 기후 변화 만든 인간 탓

 

양념채소 가격이 이렇게 치솟은 가장 큰 이유는 기후 변화에 있었다. 작년 여름·초가을을 강타한 기록적인 장마와 올겨울의 최강 한파는 양념 채소 생산량에 타격을 줬다. 작년 여름은 역대 기록 기준으로 강수량은 1007㎜로 3위, 강수일수는 45.8일로 4위를 기록했다. 홍수로 이어진 장마로 생산에 심한 차질을 빚었다. 겨울 대파는 전남 신안에서 대부분에 생산량이 나오는데 따듯했던 전남 신안의 겨울 기온이 최저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날을 기록하면서 대파 생산량이 50%까지 떨어졌다.

 

양념채소연구원에서 쪽파를 담당하는 신재철 연구원은 "쪽파가 지금 비싼 시기가 맞긴 한데 아무래도 작년 여름에 장마가 길게 이어지면서 종구 저장 창고가 침수돼 9~11월 쪽파 생산량이 30% 정도 줄었다. 실제로 올해 2월 쪽파 10kg는 평년 7~8만원에 비해 20만원으로 치솟기도 했다"며 "대파는 전년 보다 재배면적도 줄었고 기존 따듯했던 전남 신안도 강추위를 피해가지 못하면서 생산량이 줄은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양파와 마늘 같은 작물은 저장성이 높아 보통 6월 수확한 것이 다음해 1~2월까지 저장이 되는데 쪽파와 대파 같은 구근류 작물을 창고에 3개월 밖에 저장하지 못하는 점이 수급 탄력성이 떨어지는 요인이며 수입을 한다고 해도 보통 냉동해 들어와서 맛, 기능성이 떨어짐에 따라 선호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봄이 절정에 오르면 대파와 쪽파 가격이 잡힐 것으로 내다 봤다. "봄파가 4월부터 출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최초 출하된 날부터 일주일이면 가격이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내놓은 '2021년 3월 양념채소 가격 전망'을 보면 양파와 대파는 작황 회복 및 수입량 증가로 전월 하순 대비 가격이 하락할 것이며 마늘과 건고추는 전월과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념채소연구원에서 마늘을 담당하는 연구원은 "지금 시기 마늘 가격 같은 경우는 작년 저장분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작년 초반 마늘 수확이 과잉된다고 해서 농민들이 마늘밭을 갈아 엎고 그랬는데 막판에 생산량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가격이 뛰었던 부분이 있다. 공급량이 수요를 못 따라 가는 상황이다"며 "마늘 가격이 올라간다고 수입한다고 하는데 그런 행정은 국내 마늘 농가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 변화가 계속됨에 따라 농가들도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양념채소인 마늘, 양파 농민들은 올해부터 자율 수급 조절을 실시한다. 2000년 자조금 제도 도입이후 경작 신고제를 도입하는 작물은 양파와 마늘이 최초다. 1000㎡ 이상 양파와 마늘을 경작하는 모든 농업경영체는 의무 자조금 단체에 경작 면적을 신고해야 한다. 한국 마늘·양파연합회와 농식품부는 적정재배면적을 관리 할 수 있어 수급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규모가 큰 양파와 마늘과는 달리 대파와 쪽파는 연합회도 구성돼있지 않아 농민이 연합해서 자율적으로 수급을 조절하는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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