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유통>푸드

홍경일 풀무원 전략구매실 팀장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환대 받길"

발달장애인 근로자들이 화재 후 새롭게 준공한 강화도 우리마을 콩나물 공장에서 생산한 풀무원 국산콩 무농약 콩나물을 들고있다./풀무원

풀무원에는 많이 팔릴수록 적자가 나는 제품이 있다. '국산콩 무농약 콩나물'이다.

 

풀무원은 지난 2011년부터 발달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자 콩나물 공장인 '강화도 우리마을'과 MOU를 체결했다. 재배 및 포장 기술을 지원하며, 생산량의 50%를 구매하고 있다. 단순히 금전·물질적인 지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장애인 50명이 스스로 돈을 벌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일할 수 있도록 자립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2월부터는 강화도 우리마을의 콩나물에 새 브랜드인 국산콩 무농약 콩나물을 붙여 지난 2월부터 전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강화도 우리마을은 2019년 화재로 전소했다가 2년여 만에 각계 성금으로 신축된 바 있다. 화재로 모든 것이 타버린 뒤, 발달장애인 근로자 50명이 일자리도, 희망도 함께 불타 사라진 줄 알았지만, 각계에서 구호의 손길을 내밀어 20억원의 성금이 모였다.

 

강화도 우리마을 콩나물 사업에 참여한 풀무원 전략구매실 제조식팀 홍경일 팀장, 배민환 사원은 이를 '아름다운 기적'이라고 칭했다.

 

"공장으로부터 '화재로 사업장이 전소해 발주한 콩나물을 납품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 풀무원은 바로 다음날 후원금을 가지고 방문했습니다. 우리마을을 단순히 지원의 대상이 아닌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풀무원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지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인천소방본부 소방관들이 매일 119원씩 모아둔 기금 1000만원을 우리마을에 기부했다. 방송과 신문에 우리마을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되자 익명의 후원자들의 후원금이 모여졌다. 지역 주민들이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을 후원줬으며, 강화지역 초등학생들이 용돈을 모아서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풀무원 전략구매실 제조식품팀 홍경일 팀장/풀무원

화재 후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한 풀무원은 콩나물사업장이 재건될 때까지 일자리를 잃은 근로장애인들을 위해 버섯소분사업을 제공하여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콩나물사업장의 신축도 설계 및 건축, 설비에 이르기까지 풀무원의 특허기술과 전문인력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202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신축한 콩나물사업장이 준공승인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의 사랑과 정성으로 우리마을에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마을 콩나물은 고품질 친환경 제품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여러 의미를 지닌다. 풀무원은 국산콩 무농약 콩나물을 자사의 사회공헌 대표 브랜드인 '로하스투게더' 1호 제품으로 출시했다. 로하스투게더는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표방하는 풀무원의 사회공헌 브랜드다.

 

"우리마을 콩나물은 품질 좋은 친환경 콩나물을 건강한 먹거리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일차적인 의미 외에 발달장애 성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착한 소비라는 이차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 노동은 단순히 돈을 번다는 의미를 넘어 세상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사회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중요한 뜻을 담고 있습니다."

 

강화도 국산콩 무농약 콩나물/풀무원

우리마을 콩나물 공장 50명의 근로장애인 중에 17명이 콩나물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콩나물사업팀 외에 직업재활팀에서 일하는 근로 장애인들은 단순임가공사업으로 부품조립을 하는데 생산성이 낮지만 콩나물 생산 수익금으로 50명의 근로장애인 모두에게 최저시급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작업능력이 비장애인의 70% 이하인 장애인에게는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발달장애인의 근로생산성이 비장애인보다 떨어지는 현실에서 동등한 임금을 지급하면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풀무원 측은 발달장애인의 자활을 위해 기획된 사업인 만큼, 이를 감수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한 작업장에서 수행 가능한 업무를 반복적으로 훈련하며 긍정적인 지지를 해주면 충분히 훌륭한 직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장애인과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편견 없이 장애인들이 직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강화도 우리마을 콩나물 사업장 전경

작업환경에서도 근로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새로 지어진 공장은 발달장애인이 근무하기 위한 조건 및 환경도 갖추었다. 신축한 콩나물사업장은 발달장애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중복되는 동선이 없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작업동선을 배치했다. 위험요소에 발달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도록 안전커버와 안전표지를 설치하고, 직업훈련교사가 작업에 대한 반복적인 직무훈련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집중시간 및 체력을 고려하여 근무시간과 휴게 시간을 배치했다.

 

홍 팀장은 "발달장애인들의 삶의 터전이 많은 사람의 정성으로 재건된다는 것은 그동안 사회에서 배제되고 주변인으로 내몰렸던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환대받고 존중받는 것을 의미하기에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