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굴기도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SMIC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한다. 내년부터 12인치 웨이퍼에 28나노 공정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23억5000만달러(한화 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선전시가 참여한 펀드가 지분 23%를 내놨다.
중국 반도체 굴기가 건재함을 드러낸 셈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SMIC는 최근 14나노 공정에서도 수율을 95%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황, 일각에선 내년에는 7나노 공정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중국이 일부 업체의 도산 등 악재에도 여전히 반도체 굴기를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은 중국 정부의 끝없는 지원이 꼽힌다. 최근 미국 무역제재로 HSMC가 도산하는 등 현지 반도체 산업이 아사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칭화유니그룹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고 직접 경영에 나서는 등 반도체 자립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미국이 무역 제재로 첨단 장비 공급을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 자체적으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ASML뿐 아니라 일본 업체들과도 협력하며 첨단 공정을 연구 중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중국에 큰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이 좀처럼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미국의 무역 제재도 완화될 수 있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최근 중국 반도체산업협회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무역 제재 완화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도 여전히 정부에 무역제재를 완화해달라며 물밑 작업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미국이 중국 무역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여전히 미국 장비 업체들이 신청한 중국 수출 중 대부분은 몇달째 멈춰있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중국 무역 제재를 완화하지는 않겠다고 밝혀왔고, 최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회담에서도 날을 세우며 추가 갈등을 예고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반도체 부족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결국 무역 제재를 일부라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다. 현지 반도체 업계에 대대적인 지원을 통한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굴기가 다시 시작하면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악재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정부 지원과 규제 등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국내 업계가 중국과 맞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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