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해제될 조짐이 보이면서 면세점 업계에도 온기가 감돌 전망이다.
지난해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그야말로 생사기로에 놓였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내국인 출국이 급감한데다 면세업계의 큰손인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의 발길도 줄어든 탓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해 15조5042억원으로 전년 24조8586억 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에 면세점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백신 상용화에 따른 여행 재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면세점 업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18일 한·미 2+2(외교·국방 장관)회담 후 채택된 공동성명에 중국에 적대적인 내용이 모두 빠지자 한한령 완화를 넘어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면세점 매출 1위는 중국 면세점 업체다. 중국이 자국 내 면세정책을 개편한데다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자국내 여행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중국은 '하이난도 여객 면세쇼핑 정책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하이난성의 면세쇼핑 한도는 매년 1인당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으로 인상되며, 제품당 8000위안 단가제한 규정도 취소됐다. 중국 정부의 신규정책을 통한 적극 지원에 따라 하이난의 면세품 판매 규모 및 구매자 수가 급증했다.
향후 글로벌 여행이 재개되면 하이난에서 서울로 중국인들의 면세 소비 판도는 다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들은 면세점 패권이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판단은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면세점 업체들의 바잉파워가 한국 면세점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하이난 면세점에서 매출을 많이 올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면세점 업체들의 화장품 매출도 나쁘지 않았다. 호텔신라의 경우 하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 정도 감소했는데, 패션·시계 등의 매출이 거의 부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화장품 매출은 직전년도와 비슷하다.
한한령까지 소멸된다고 하면, 중국 개별 여행객 비중이 크게 상승하면서 시내점 영업이익률은 10%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 박종대 연구원은 "면세점 업체들은 백신 접종률이 30% 정도를 넘어서고, 해외 여행 재개에 대한 뉴스들이 증가하면서 하반기부터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면세점 업체로 글로벌 브랜드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의 면세점 물량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몇 면세점들은 소싱 물량 제약을 경험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1~2위(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업체에 대해 소싱 물량 문제를 제기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점 업계를 위해 ▲공항 임대료 감면 ▲재고품 국내판매 허용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 면세쇼핑 허용 ▲출국전 면세품 다회 발송 허용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해 왔다. 지난달 '제2의 임대료'로 불리는 면세 사업 특허 수수료도 한시적으로 50% 내려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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