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 하기는 식은 죽 먹기'라는 속담이 있다. 남의 결점을 드러내기는 자기의 허물을 말하기보다 쉽다는 의미다.
정부는 출범 이후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펼쳐왔지만 집안 단속에 실패하며 안으로부터의 규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규제를 말하기 전 내 몸에 난 상처부터 치유하는 게 우선이었다. 이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투기 사태는 상처를 제 때 치료하지 않은 결과다.
이미 곪아 버려 온 몸으로 전이된 병을 치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투기자를 적발하기보다 이미 등 돌린 민심을 회복하기가 더 어렵다.
이번 투기 사태를 취재하며 해당 지역 주민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살폈다. 대부분 정부에 배신감을 느끼며 3기 신도시 추진에 '보이콧'을 외치고 있다. 3기 신도시는 발표 전부터 공공택지로 지정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제대로 조사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적발될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반응이다.
민간인이 이정도인데 고위공직자는 오죽하랴. 국토부 혹은 LH직원에게 사전 정보를 듣고 토지를 구입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민간인이야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공직자의 경우라면 고위직부터 포함해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주도면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공직자를 포함해 LH직원을 대상으로 3기 신도시 투기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경기도와 인천시 및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개별 업무담당자, 지방 공기업 직원을 조사한 결과 28명의 토지거래를 확인했으며 이 가운에 투기가 의심되는 23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되지 않은 지자체에서도 공직자의 투기 사례를 면밀히 조사해 투기와의 전쟁에 동참해야 한다.
이번 조사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민·관은 물론 언론에서도 결과를 끝까지 주시해야 한다.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상처를 제대로 봉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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