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우리 삶을 뒤흔든지 일년이 넘어서며 사회 전체적으로 행복감이 급전직하 중이다.
보유하고 있는 재산 규모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이들이 힘들어 하는 현실에서 과연 행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한 번쯤 고민해 볼 시점에서 예전에 읽었던 '행복의 기원'이란 책이 떠올랐다.
인간이 지난 몇십 만년의 진화 과정을 통해 경험한 가장 큰 원칙은 생존과 번식이다.이 두 가지 원칙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바로 '행복'이란 내용으로 180여 페이지의 짧은 명작을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가 몇 년전 세상에 내 놓았다.
행복은 우리 뇌가 호르몬과 전기자극을 통해 만드는 정서적 감정이다. 우리 뇌는 살벌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생존지침서'이다.
맛난 고기를 씹고 이성과 살을 부비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뇌가 그렇게 느끼도록 진화되어온 결과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으로 보면 행복은 삶의 최종적인 이유도, 목적도 아니고, 단지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일 뿐이다. 즉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새우깡을 얻기위해 서핑하는 개, 복권당첨 따위를 예로 들어 쾌감을 느끼는 중추신경이 우리 삶을 휘젖고 다니는 것을 설명한다.
우리 뇌는 '불행하지 않은 것'과 '행복한 것'의 질적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생수 한 병은 갈증의 고통을 없애주지만, 갈증이 가신 사람에게 물은 더 이상 행복을 주지 못한다. 돈이나 건강도 마찬가지 이다.
여기서 행복이 강도(强度)의 문제가 아니라 빈도(頻度)의 문제란 결론이 도출되게 된다.
인생은 유한하다.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결국 인생사다. 사람들은 상당한 노력을 부와 성공같은 삶의 좋은 조건을 갖추기 위해 쓴다. 이런 것을 소유해야 행복이 가능하리란 강한 믿음 때문에 그런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기대만큼 행복한 결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수십 년 연구의 결론이고, 이 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적응'이라는 녀석들, 즉 强度와 頻度 형제들이 지목됐다.
그래서 큰 기쁨이 아니라 여러 번의 기쁨이 중요한 것이다. 부와 명예와 같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은 성취하는 순간에는 기쁨이 있어도, 그로부터 소소한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 행복은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는 과학적 결론이 나온다. 아이스크림은 입을 잠시 즐겁게 하지만 반드시 녹게 된다.
내 손 안의 아이스크림은 녹지 않을 것이란 환상을 쫓지말고 모든 것은 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주 여러 번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행복은 가치나 이상, 혹은 도덕적 지침이 아니다. 천연의 행복은 레몬의 신맛처럼 매우 구체적인 경험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맛난 아이스크림을 즐겁게 먹는 한 장의 사진 속에 가장 행복한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이제 코로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부디 엉뚱한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등산길에서, 혹은 허름한 동네 치킨집에서 소소한 행복을 자주 찾아 보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남강욱 ACPC 부사장은 다음 글쓰는 이로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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