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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잠룡' 인텔이 일어났다…팔다리 묶인 삼성 운명은

아이소셀 GN1. 차세대 제품인 GN2는 샤오미 차세대 모델인 미11에 탑재된다/삼성전자

'반도체 비전 2030'이 멀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안팎으로 악재를 겪고 있는데다가, 경쟁사들이 빠르게 추격해오면서다. 막대한 투자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IDM2.0 전략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다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팹 2개도 새로 짓는다.

 

다시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얘기다. 한동안 아키텍처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탐색했지만, 주요 사업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자사 x86 CPU IP를 공개하겠다며 '분골쇄신'까지도 드러냈다.

 

업계는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미 늦었다며 회의적으로 보기도 했지만, 인텔이 여전히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충분히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유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텔이 3년 내 상위 3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팹리스들도 인텔에 수주를 맡기면서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확대를 선언하며 다시 기술력을 높이기로 했다. /인텔

관건은 미세 공정이다. 인텔이 일찌감치 14나노와 22나노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했던 상황, TSMC와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7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 초미세 공정에 필수라는 평가를 받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인텔의 기술력이 타사 미세공정과 비교해 1~2단계 앞서있기 때문이다. 앞서 10나노 CPU가 타사 7나노 제품보다 트랜지스터 집적 등에서 앞서있다는 평가, 이미 EUV 없이 타사의 3~5나노 수준 성능을 내는 양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인텔 파운드리 진출에 가장 큰 피해자로는 삼성전자가 꼽힌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 업계 1위를 목표로 막대한 투자를 통해 업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핵심 수요인 미국 팹리스 고객들을 인텔에 뺏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도 반도체 자립에 무게를 두면서 인텔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팻 겔싱어 인텔 CEO도 반도체 공급이 아시아에 지나치게 몰려있다며 공개적으로 삼성전자를 저격했다.

 

TSMC는 오랜 기간 파운드리 사업을 이어오며 6인치 팹까지 지속하는 등 신뢰도를 높여왔다. 사진은 대만 TSMC 본사 전경. /TSMC

TSMC도 아시아 기업이지만, 삼성전자와는 입장이 다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파운드리 수주는 기술력만큼이나 신뢰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만큼, 팹리스들이 오랜 기간 검증을 마친 TSMC를 쉽게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TSMC도 차세대 공정뿐 아니라 수익성이 낮은 8인치, 6인치 웨이퍼 팹을 계속 운영하며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살아남을 방법은 '초격차' 뿐이라는 분석이다. TSMC와 인텔을 뛰어넘는 기술력을 가져야만 거래처를 늘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가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5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TSMC가 대만과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좀처럼 기술 격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는 기술 개발 추진력까지도 흔들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파운드리 현장을 수차례 방문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직접 네덜란드 ASML을 찾아 EUV 장비 공급 확대까지 타진하는 등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힘을 실어줬지만, 구속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삼성전자는 든든한 조력자를 잃은 셈이 됐다. 미국 현지 공장 증설이나 대규모 인수 합병 등 대규모 투자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인텔

그나마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 부문만은 목표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29%로 1위인 소니(46%)와의 격차를 전년(31% 포인트) 대비 절반 가까이 축소했다. CIS 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0.7㎛(마이크로미터) 제품을 처음 개발해낸데다가 삼성전기가 초점거리를 대폭 줄인 '폴디드줌' 방식을 상용화하면서 소니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확보하면서다.

 

CIS는 이 부회장의 성공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차세대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지목하고 센서사업팀까지 새로 신설하며 대대적인 지원을 이어왔던 것. 최근 중국 업체들까지도 소니가 아닌 삼성전자 CIS를 채용하면서 시장 1위도 시간 문제라는 기대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이미지 센서 부문을 제외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높지 않다"며 "TSMC를 따라잡고 인텔의 추격까지 감당하려면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려워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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