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20년 만에 국내 1위 바이오기업을 키워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글로벌 빅파마'라는 커다란 과제를 남긴 채 물러났다.
아버지를 대신에 이사회를 맡은 30대 두 아들은 이제 셀트리온그룹을 세계 10위권의 대형 종합제약그룹으로 키우는 여정을 시작한다. 셀트리온 3사의 합병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완료까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하다.
◆2030년, 10배 성장 '목표'
서 명예회장은 지난 26일 열린 제3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서 명예회장은 프랑스 파리에도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분간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유럽지역의 바이오분야 트렌드를 관찰하고 젋은 스타트업 창업가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서 명예회장은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는 약 1조15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엄청난 성과를 보여줬다. 국내 제약·바이오그룹 가운데는 단연 1위, 전 세계 30만개 제약회사 중 35위에 오른 기록이다.
서 명예회장은 "올해는 25위가 목표이며 2030년까지 10위권까지는 가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목표는 기존보다 한 단계 낮아진 수준이다. 서 회장은 지난 2019년 5월 '셀트리온그룹 비전2030'을 공개하며, 2030년까지 인천 송도, 충북 오창 등에 총 4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 제약사 '화이자'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화이자는 글로벌 5위를 차지했다.
목표 순위는 낮아졌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지난해 기준 화이자는 연간 41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약 47조4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한해 순이익만 96억 달러, 10조8000억원이 넘는다. 글로벌 10위를 차지한 GSK 역시 지난 한해 매출 38조5000원, 영업이익은 10조원에 달한다.
'오너 2세'들의 어깨는 무겁다. 지난 2019년 서 명예회장이 '소유·경영 분리'를 공언하긴 했지만, 이사회가 내부 의사 결정 전반에 결정권을 쥔 만큼 앞으로 10년, 그룹을 10배 이상 키워내야하는 시험대 위에 오른 셈이다.
◆3사 합병… 글로벌 빅파마 포석
이날 주종에서는 서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37)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등기임원으로,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34)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9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고, 3개사 합병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개발과 생산 및 유통, 판매까지 이뤄지는 대형 글로벌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이다. 그룹은 올해 안에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할 방침이다.
서 명예회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렉키로나'도 마무리 지어야할 과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유럽 코로나19 확진자들에 공급을 시작한다. <관련기사 18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규제기관들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 그룹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렉키로나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 원활히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케미컬의약품 사업 강화 역시 서 명예회장이 끝을 맺지 못한 목표다. 서 명예회장은 바이오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제약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케미컬의약품 강화가 꼭 필요하다고 봤다. 셀트리온은 지난 해 이를 위해 다국적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태지역 18개 제품 자산 인수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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