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자가 만난 한 택시기사의 이력은 독특하다. 문제 많던 서울시 택시 정책을 바꾸기 위해 힘쓰다가 직접 택시 운전대를 잡은 행정가 출신이다. 행정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는 효율성 면에서 플랫폼에 우호적이었다.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일침을 가했다.
이는 최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곱씹어 볼 만한 조언이다.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손잡고 내달 '우티(UT)'를 무기로 카카오의 아성에 도전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그간 모빌리티 업계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카카오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국내 택시 호출의 80%를 차지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무료 서비스를 시장 지배력을 얻은 카카오가 이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수익 회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손잡고 시작하는 '우티'가 도로에 나온다면, 새로운 서비스와 혁신으로 기존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카카오 독주가 깨지기는 어려워도 시장의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좀 더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주총에서 "4월에는 우버와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고 서울 시내에 우티 택시가 많이 돌아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티 택시를 선보인 이유로는 카카오 등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있는 곳에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려는 '선한 의도'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티맵과 우버의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를 불러오고 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인 티맵의 데이터와 기술, 전 세계 900여개 도시에서 공유차량 서비스를 한 글로벌 기업 우버의 노하우가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독형'에 방점을 찍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향후에는 택시를 넘어서 드론을 이용한 '플라잉카' 운영도 계획할 정도로 장기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7년 6820억원에서 연평균 약 27% 증가하고, 2023년 약 2조86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성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 경쟁 구도는 특히 성장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과 편리한 서비스를 불러올 것이다.
한 택시기사의 말처럼 새로운 변화를 만들려는 의지가 한 사업자가 독점하는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내달 출범하는 우티의 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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