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전력사령부는 2018년 4월 6일 예비군의 날에 맞춰 창설됐지만, 올해까지 '예비군의 날'의 행사를 예비군 중심으로 제대로 치룬 적이 없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예비군의 영내초청이 제한된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을 비롯해 실제 전시동원 임무가 부여되는 모범예비군들의 불만은 날로 쌓여만 가고 있다.
국방부와 정부는 '병력자원 급감'의 대안으로 예비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275만 예비군 관련예산은 국방예산 대비 0.3~0.4%대에 머물러 있다. 즉응성을 강조하지만 전방부대 증원시 소통되지 않는 구형장비가 지급되고, 이마저도 편제 대비 평균 절반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 예비군의 현실은 구 일본군의'1억옥쇄'나 '가미카제특공작전'처럼 인명경시적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본지를 이런 문제를 3부로 나누어 지적하고 개선점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주인공이 예비군이 없는데 예비군의 날?
한국 예비군은 1968년 4월 1일 대전공설운동장에서 창설식을 가졌다. 이후 매년 4월 첫째주 금요일을 '예비군의 날'로 지정해 기념행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예비군의 노고를 치하하고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하여 모범예비군 및 부대에 정부포상을 실시한다.
그렇지만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예비군 대신 공무원들과 실제 전시동원의 의무가 부가되지 않는 여성예비군들이 정부포상을 독차지해 왔다. 지난 2019년 4월 5일 '예비군의 날' 행사의 경우 청와대 초청 모범예비군 대상에 비상근복무를 하는 모범 예비군은 단 1명이었다.국방부 장관 표창 수여280명 중 비상근복무 예비군은 2명에 그쳤다.
일부 언론의 지적이 있었지만, 이듬해 '예비군의 날'에서도 크게 개선돼지 않았다.
2020년 4월 3일 '예비군의 날' 상훈 수여자를 보면, 오히려 예비전력의 핵심이라고 평가되는 비상근복무 예비군은 줄어들었다. 국방부 장관 표창 수여대상 25명 중 비상근간부예비군은 1명뿐이었다. 표창대상자를 세부적으로 보면 전시 동원 및 예비군 훈련대상이 아닌 여성예비군이 12명 특전예비군 2명, 비상근 예비군을 포함한 전시동원 대상 예비군은 11명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복수의 예비군 지휘관들은 "형식에 맞춰 상훈잔치를 벌리는 날이다. 동원전력정예화를 위해 연 15일 가량 소속부대에 출근하는 비상근 예비군을 비롯해 지역방위사단의 우수 예비군들도 상훈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라며 "사실상 동원전력사령부 예하 부대를 제외한 지역방위사단의 경우 예비군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의 '육성지원자금'에 의존하다보니 예산을 땡겨주는 공무원들이 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 예비군 지휘관은 "청와대 모범예비군 초청도 실질적으로는 연공서열식이다. 연차가 높은 예비군지휘관들이 순서대로 돌아가며 초청되고, 제주도 등 산업시찰의 특전도 독식한다"면서 "예비군지휘관은 '군무원' 신분이기에 전시에 동원돼 '전투원'으로 싸우는 예비군이 될수 없다. 군무원은 전쟁법상 교전권이 없는 민간인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본지는 31일 국방부에 올해 모범예비군 초청 및 표창 대상자에 대한 목록을 요구했으나 국방부 관계자는 "금요일(4월 2일) 보도자료 공개 전까지 알려 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동전사, 3년간 예비군의 초청행사 없어...쌓이는 불만
2018년 4월 6일 창설한 동원전력사령부는 창설 이후, 사령부의 핵심전력인 비상근복무예비군을 예비군의 날 초청해 격려하는 행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동원전력사령부 예하에는 동원사단, 동원지원단이 편성돼 있다. 이들 부대에는 하사이상 소령이하의 간부로 구성된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이 소속돼 연간 15일 이내(최대허용기준 30일)로 평시복무를 실시한다.
이들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들 중 상당수는 동원예비군 훈련의 의무가 끝난 7년차 이상의 예비군들이다. 이들이 소속되는 동원사단의 경우 1개 중대에 중대장 1명에 병4명 정도만 편제돼 있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동원보충대대의 경우 군무원 1명 외에는 전시에 전환되는 대대장을 제외한 대다수가 동원예비군으로 충원된다. 때문에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들이 빠지면, 전시동원은 사실상불가능하다.
창설 1주년을 맞이한 2019년 4월 5일 제 51회 '예비군의 날'을 전국 지방자체단체는 지자체장 주관으로 기념 행사가 열었다. 그런데 동원전력사령부 돌연 행사를 취소했다.
당시 동원전력사령부 관계자는 "강원도 동부지역과 부산 해운대 일대를 휩쓴 화마로 예비군의 날 행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11시 30분부터 계획된 행사를 당일 오전 6시 문자로 통보했다보니 비상근복간부예비군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의 '예비군의 날' 초청은 고사하고, 소집일정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 대다수는 복무일정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생업일정을 미리 조정해되지만, 군 당국은 우물쭈물 일정 통보를 번복했다. 결국 소집 한번 없이 비상근간부예비군들의 생업일정에만 지장을 입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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