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전력사령부는 2018년 4월 6일 예비군의 날에 맞춰 창설됐지만, 올해까지 '예비군의 날'의 행사를 예비군 중심으로 제대로 치룬 적이 없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예비군의 영내초청이 제한된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을 비롯해 실제 전시동원 임무가 부여되는 모범예비군들의 불만은 날로 쌓여만 가고 있다.
국방부와 정부는 '병력자원 급감'의 대안으로 예비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275만 예비군 관련예산은 국방예산 대비 0.3~0.4%대에 머물러 있다. 즉응성을 강조하지만 전방부대 증원시 소통되지 않는 구형장비가 지급되고, 이마저도 편제 대비 평균 절반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 예비군의 현실은 구 일본군의'1억옥쇄'나 '가미카제특공작전'처럼 인명경시적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본지를 이런 문제를 3부로 나누어 지적하고 개선점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전시즉응성 강화 위해 소집된 정예 예비군
육군은 2014년 전시즉응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을 73사단과 37사단에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은 하사이상 소령이하의 예비역간부가 2박3일의 동원예비군훈련을 포함해 연간 최대 30일까지 동원전력사령부 예하 지정부대에서 복무하는 제도다.
육군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확장형'이라 불리는 '평시 복무간부예비군'제도도 시험시행할 계획이다. 평시복무예비군은 연간 180일 범위 내에서 지정부대에서 복무하게 된다.
당초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 지원대상은 동원예비군훈련 부가자인 6년차 이하 간부예비군이었다. 그렇지만 연차를 넘긴 예비군들이 간부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이겠다며 지원신정이 늘자, 육군은 시행부대와 지원가능 예비군연차 및 계급범위를 확대해 왔다. 일부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들은 소집의무 외에 현역장병과 장거리 행군에 나서는 등 소속부대에 대한 강한 애착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체 예비군의 약 92% 이상을 관리하고 교육하는 육군이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 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보이자, 해군과 해병대도 지난해 진해기지사령부 등 일부 부대에 한해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을 모집했다. 공군은 올해부터 제1전투비행단(광주)과 제15특수임무비행단(성남)에 한해 중사, 중위, 대위 계급의 예비역을 대상으로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전시즉응성 목적? 현실은 1세기전 장비
전시즉응성을 목적으로 도입된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제도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 일본 및 선진 군사강국의 예비군제도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인구절벽과 병력자원 부족현상은 세계 여러 국가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선진 군사강국들은 숙련도 높은 병력자원을 유사시에 즉각 투입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예비전력의 정예화에 힘써왔다.
육군 평가분석단 관계자는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제도 도입 2년차이던 2016년 1월 "(제도 도입으로)개인 및 부대 전투력이 30~40% 향상되었고 소요비용 대비 만족도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군 당국이 제도 도입 목적으로하는 전시즉응성을 향하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열악한 복무시설과 현역 대비 부족한 개인피복 지원, 후방 지역방위 사단보다 노후되고 부족한 전투장비 및 보급품이 발목을 잡는다. 전방군단을 후속지원해야하는 동원전력사령부 예하부대들의 경우, 전방부대와 통신소통이 가능한 통신장비와 호환이 가능한 탄약과 장비가 보급돼야 하지만, 지금은 도태된 PRC-77과 PRC-85K, 5.56㎜ 탄약 대신 7.62㎜탄약을 사용하는 M60 기관총 등이 지원화기로 보급된다.
◆할아버지급 장비마저 부족... '반자이돌격'뿐
한 세기 전에 폐기돼야 할 장비들이 예비군 부대물자로 편성이 되지만, 이 마저도 충분치 않다. 동원전력사령부 예하부대에 편성된 PRC-85K 무전기는 편제대비 보유율이19%에 불과한 실정이다. 90㎜ 무반동총과 M60 기관총은 100% 보유하고 있긴하지만, 대부분 25년의 내구연한을 넘겼다.
일부 동원지원단은 기본적인 총기와 통신장비, 개인전투장구가 턱없이 부족해 전시동원계획에 따로 소집이 빠른 동원보충대대에 물자를 전부 몰아줘야 할 정도다. 최근 군 내부조사에 따르면 동원전력사령부 예하 10개 동원지원단의 평균 장비 보유율은 58%에 불과했다.
동원예비군 부대의 견인포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편제된 155㎜ 견인포는 젊은 예비군들이 다뤄본적도 없는 도태장비다. 견인포를 끌어야 할 동원차량은 전시에만 동원이 가능하고, 설령 동원이 가능해도 견인포를 민간트럭에 연결하는 장치를 달 수가 없어, 사람이 끌어야 한다.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을 비롯해 275만 예비군은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처럼 앞서 죽은 자의 장비를 줍거나, 구 일본군처럼 '반자이(만세)'돌격을 외치며 옥쇄하는 길 밖에 없다. 상비군을 감축하면서 예비전력의 실질적 전력강화는 뒷전이다.
20년 이상 예비전력예산은 전체국방예산 대비 0.3~04%에 머물러 왔다.올해는 지난해 보다 13.5%가 증액된 2346억원으로 편성됐지만 여전히 국방 예산의 0.44%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국방예산 대비 15%가 예비전력예산이다. 예비역복무가 의무가 아닌 일본도 국방예산 대비 5%가 예비전력예산이란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정부와 국회는 예비군보다 한척당 2~4조원 이상이 들어갈 경항공모함 도입예산에만 힘을 주고 있기에 야전에서는 한숨만 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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