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3개월 이상 이자도 못 내는 대출자가 1년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권의 주 고객이 저신용·저소득층인 만큼 정부의 금융지원책이 끝나면 무더기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고정이하 여신규모는 지난해 말 8조1148억원으로 전년(7조4633억원) 대비 6515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은 대출을 건전성 수준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고정'아래의 대출을 뜻하는 고정이하 여신은 금융회사가 기업과 가계에 내어준 대출 중 3개월 이상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부실우려가 큰 대출을 말한다.
농협 지역조합의 고정이하 여신규모는 지난해 기준 4조7909억원으로 전년(4조5457억원) 대비 2452억원 증가했다. 그 중 추정손실로 분류된 금액은 3480억원으로 전년(2789억원) 대비 691억원 늘었다. 추정손실은 채무상환능력의 심각한 악화로 회수가 불가능할 때 분류한다.
수협 지역조합의 고정이하 여신규모도 지난해 7410억원으로 전년(7309억원) 대비 101억원 늘었다. 추정손실로 분류된 금액은 727억원으로 고정이하 여신규모의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신협의 고정이하 여신규모는 2조4677억원으로 전년(2조890억원) 대비 3786억원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55%다. 이 중 추정손실로 분류된 금액은 1669억원으로 전년(1461억원) 208억원 증가했는데,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100억원 가량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늘었다.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57%로 전년(2.2%) 대비 0.37% 증가했다. 연체율 또한 2.1%로 전년 대비 0.25%포인트 늘었다.
상호금융업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대출을 늘리면서 고정이하 여신규모도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대손충당금(돈을 빌려줬을 때 입을 수 있는 손실을 평가한 금액)을 충분히 적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부실 속도가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취약차주가 비은행(상호금융 등) 대출을 이용하는 비중은 61.5%로 비취약차주(39.5%)의 2배가량 높다. 취약차주는 저신용(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30%)인 차주를 말한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데, 금리인상이 이뤄져 저신용 저소득자의 부담으로이어질 경우 무더기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9월 이후부터 시중금리 인상과 맞물려 부채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특히 상호금융의 경우 취약계층을 포함한 개인사업자들도 주로 이용하고 있기때문에 부실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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