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의 오염
제임스 호건 지음/김재경 옮김/두리반
진실은 힘을 잃었다. 사람들은 가짜뉴스와 프로파간다에 휘둘린다. 현실을 호도하려면 객관적 사실이나 진실을 제시하기보다는 개인적 신념과 감정에 호소 편이 더 낫다. 광장은 어쩌다 이렇게 오염된 것일까? 기업들의 이미지 메이킹과 대중 기만, 소셜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프로파간다, 사실에 대한 공격이 그 원인이라고 책은 분석한다. 광장의 회복은 상대를 존중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의 원제는 'I'm Right and You're an Idiot(나는 옳고 당신은 어리석다)'인데 만약 이 문장이 평소 자기가 늘 입에 달고 살던 말이라 뜨끔한 사람이 있다면 '광장의 오염'을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전례 없는 규모의 위기를 마주한 이유는 나쁜 사람들이 부패와 악행을 일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착한 사람들이 자신이 선하고 친절하고 윤리적이라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부패와 악행을 정당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머리 위로 몇몇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391쪽. 1만8000원.
◆식물의 시간
안희제 지음/오월의봄
"내 코가 석 잔데. 누굴 돌봐?" 온종일 유튜브에서 개나 고양이 나오는 동영상을 보는 친구에게 반려동물 입양을 권하면 듣는 소리다. '식물의 시간'은 크론병이라는 자가면역질환 때문에 아프고 약한 몸으로 살아가는 한 명의 인간이 자신처럼 작고 연약한 식물들을 기르고 그 삶에 개입하게 되면서 느낀 소회와 통찰을 담아낸 책이다. 인간과 식물, 종이 다른 두 생명체는 느리고 연약한 모습 그대로 관계를 맺고 교감하며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매일 그 자리에 그대로 존재하는 식물이 언뜻 보면 아무것도 안 하고 정체된 것 같지만 식물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시간과 리듬에 맞춰 매 순간 부지런히 움직이며 성장한다. 저자가 식물과 함께한 일상은 결과물이 없으면 과정을 인정해주지 않는 각박한 세상에서 벗어나 천차만별의 시간들에 다가가려는 시도였다. 반려식물과 공존·공생하는 반려인간의 이야기. 208쪽. 1만2000원.
◆불공정한 숫자들
알렉스 코밤 지음/고현석 옮김/메디치미디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비도 얼어붙었다. 사람들은 노동 수익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곤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 팬데믹은 부유한 이들에겐 자산을 불려줄 기회로, 서민들에겐 소득이 감소하고 일자리를 잃는 위기로 작용했다. 왜일까? 개발경제학자이자 조세정의 네트워크의 CEO인 저자는 공공 데이터와 통계에 존재하는 치명적 결함(집계 불이행)이 불공정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경제 피라미드 꼭대기층의 부자와 밑바닥에 있는 빈자들을 국가가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감춰진 부자들의 돈(언머니)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가려진 최빈층(언피플)이 제대로 집계돼야 국가가 부자들의 세금을 빈자에게 떠넘기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세계를 지배하는 왜곡된 숫자의 비밀을 까발리며 불공정한 숫자를 공정한 숫자로 바로잡는 여정에 함께하자고 손내민다. 252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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