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제약/의료/건강

노쇼 백신에 몰리는 사람들...국가 예방접종 계획 혼선 우려

#서초동에 사는 고 모씨(53)는 지난 달 30일 뜻하지 않게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정기적으로 만성질환 약을 타려고 들르는 병원에서 접종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아 남은 백신 물량, 일명 '노쇼(no show) 백신'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고 씨는 "운이 좋았다"며 "주변에도 적극 적으로 나서서 백신을 찾아 맞으라고 권하고 있다"고 했다.

 

'노쇼 백신'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정부가 4월 29일부터 3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접종자가 불참해 남은 물량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백신을 선점하기 위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것.

 

AZ 백신 접종 기피자가 많아지면서, 노쇼 백신 수요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나이와 직업군으로 대상자를 선별해 순차 접종을 진행중이던 국가 예방접종 계획이 무의미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쇼 백신 문의 폭주

 

2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기관에 따르면 지난 주부터 노쇼 물량 문의 전화가 폭증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사이트검색을 통해 접종이 가능한 서울 병원들에 문의를 한 결과, 그 날 당장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 한 병원은 "오후 2시에 취소 물량이 나와서 원하면 바로 예약할 수 있다"며 "대기자 신청은 어제 마감됐고, 매일 오전 전화주시면 그 날 취소 물량이 있는지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달 28일, 3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접종자가 불참해 생긴 '노쇼 백신'을 대리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5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해외에서 돌아와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노쇼 백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서울 강남구 병원의 경우 "문의 전화가 너무 많이 오는데 대기 명단은 이미 꽉 찬 상태"라며 "노쇼 물량이 나오면 전화를 드려서 접종자를 받고 있기 때문에 언제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의 전화가 폭주하며 의료기관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병원은 "문의 전화도 전화지만, 자주 오시는 환자분들이 먼저 맞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아 정신이 없다"며 "접종자를 우리가 고를 수도 없고 남은 백신을 폐기할 수도 없는데, 지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예방접종 계획 수정해야

 

AZ 백신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노쇼 백신에 대한 수요는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19일부터 접종이 시작된 항공 승무원의 접종 동의율은 58.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수·보견교사 등 돌봄 종사자의 동의율도 67.3%에 그쳤다. 동의율대로라면 이들에게 배정된 백신의 40% 가량이 노쇼 물량으로 풀리는 셈이다. 노쇼 백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계층은 가장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접종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40~50대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임모씨(48)는 "해외 출장이 잦은데, 매번 오갈 때마다 검사를 받고 14일씩 자가격리하는게 고역이었다"며 "빨리 접종을 받아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쇼 백신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AZ 백신이 아직 희귀 혈전증이라는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탓이다. 화이자 백신은 상반기 700만회분 도입이 확정됐지만 국내 도입된 물량이 아직 200만회분에 그쳐 노쇼 물량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정부는 백신 수급 문제로, 이달 75세 이상에 진행 중이던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의 위험보다 이익이 더 크다고 말하지만, 그게 개인적인 문제가 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팬데믹 초기처럼 중환자 관리가 안되는 상황에서는 접종이 시급할 수 있지만, 지금은 백신이 더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신별 접종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 교수는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는 빠른 접종이 팔요하겠지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반기까지 기다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백신 접종계획을 합리적으로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