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조국으로 알려진 노나라 역사서 춘추(春秋)만 보더라도 괘를 뽑고 점을 쳐서 전쟁여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출정일 까지 정하곤 했다. 조선조만 해도 우리나라 사대부들은 사랑방에서 주역의 괘를 뽑아 집안의 길흉을 스스로 살피는 일이 적지 않았단다.
다만 군자(君子)로서 경거망동하지 않기 위한 수신(修身)과 치가(治家)의 용도로서도 매우 긴요했다. 율곡 이이선생도 이기론을 주창하며 주역점법의 달통자로 명성이 높았던 것도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앞날에 대한 예측은 직관으로도 가능한 경우가 있겠지만 그 직관은 심법(心法)이 트인 경우이다.
무명(無明)에 사로잡힌 보통 인간으로서는 한 치 앞조차도 내다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신(神)에 의지하고 종교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에 앞서 애초에 종교가 틀을 갖추기 이전에는 우주만물에 깃들어 있는 기운들을 일컬어 신(神)이라 칭했고 우주만물의 기운을 살피는 도구로서 점(占)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기에 고대의 전설적인 복희씨나 주(周)문왕이 하도낙서(河圖洛書)를 정리했다고 전해지는 것이다. 복희씨나 문왕이 우주와 자연의 생성변화 이치를 정리한 이유는 실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에 되도록 득이 되고 보탬이 되게 하기 위함이었으리라.
그래서 그 옛날 상고시대 때부터도 점을 치는 것은 제왕과 귀족에게만 허락됐던 분야였다. 치세의 수단이자 왕가를 지탱하기 위한 처세의 절대적 비결이었다.
그러던 것이 사람이 늘어나고 시절이 험난해지고 과학이 숫치화 되다보니 점술은 하향 이동했고 보더라도 대놓고 본 티를 내지 않는 분야가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여하튼 의사를 만나 병을 고침도 인연이 맞아야 하는 것처럼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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