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어렵게 꺼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 면제 계획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유럽연합(EU)은 물론 독일과 프랑스 등 개별 국가들도 코로나 백신 특허권 면제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 기업들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코로나19 특허 면제는 중국과 러시아에 새로운 기술을 넘길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EU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수출은 적극 지원하겠지만, 특허권은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는 결국 백신 한 회 접종분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며 "단기적, 중기적으로 필요한 것은 우선 백신 공유, 둘째가 백신 수출이며 셋째는 백신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독일 역시 글로벌 백신 공급을 지원하겠지만 지재권 보호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연방정부 대변인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미국의 특허 포기 요구를 철회했다"며 "지적 재산 보호는 혁신의 원천이며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미국과 영국의 수출 규제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신 제조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특허권 면제가 원자재 경쟁을 불러오고 결국 백신 제조 상황을 위협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알버트 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제조 속도를 높이는데 걸림될이 되는 것은 생산 인프라가 아니라 고도로 전문화된 원자재 부족"이라며 "특허권 보호가 없다면 화이자보다 백신 제조 경험이 훨씬 적거나 없는 기업들이 동일한 성분 경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기업들은 생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원자재를 뒤쫓을 가능성이 높다"며 "백신 제조를 위한 모든 안전과 보안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슨앤드존슨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제약업계 이익단체인 PhRMA 역시 "(백신에 대한 특허권 면제는) 팬데믹에 대한 전 세계의 대응을 방해하고, 안전을 저해하는 전례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특허의 일시적 폐기는 중국과 러시아에 새로운 기술을 넘길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과 다른 기술을 사용하지만 자국산 백신의 효과가 충분하지 못하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허권이 면제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백신이나 암, 심장질환 치료제 등이 mRNA 백신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반면, 화이자와 바이오앤텍, 모더나 등은 모두 mRNA 기술이 코로나19 백신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된 이후 광범위한 다른 주사 및 약물에 사용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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