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이슈노트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은 유독 저소득층에 집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고(高)대면 업종의 비중이 높았던 임시 일용직이나 여성 가장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다. 이와 함께 취업상태가 유지되더라도 경기 침체에 관련 자영업 가구나 자녀가 있는 여성가구의 소득이 20% 이상 급감한 탓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가구소득은 분기 평균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2.9%, 1.2% 줄었다.
이번 분석은 정부의 정책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지원금과 가구 간 이전소득은 코로나19가 가구소득에 미친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만큼 가구소득에서 제외했다.
분위별로 보면 기존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 감소폭이 확대됐다.
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의 감소율이 17.1%로 다른 분위 대비 두드러지게 크게 나타났다. 반면 소득이 상위 20%인 5분위의 경우 소득 감소율이 1.5%에 불과했다.
가구소득 불평등도 확대됐다.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는 분석기간인 2, 3, 4분기 모두 2019년보다 2020년이 높았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작년 2분기에 가구소득 불평등이 가장 크게 확대됐다.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소득 배율(P50/P10) 역시 코로나19 전·후 차이의 양상이 지니계수와 비슷했다. 2019년 2분기에 4.8배에서 2020년 2분기에 6.4배까지 상승했다. 3, 4분기 역시 2020년 배율이 각각 5.8배, 5.6배로 전년 동기 5.5배, 5.1배 대비 높았다.
중위소득 대비 상위 10% 소득 배율(P90/P50)은 2.1~2.2배로 코로나19 전·후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조사국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미쳤고, 지니계수의 변화 양상이 P90/P50보다 P50/P10 배율의 변화 양상과 유사하다"며 "코로나19 시기의 소득 불평등 확대가 중·상위소득 간 격차 확대보다 중·하위소득 간 격차 확대에 주로 기인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불평등 확대는 고용충격과 소득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득 1분위 중 실업 등에 따른 비취업가구 비중은 8.7%포인트 상승했다. 특시 핵심 노동연령층인 30~54세에서는 이 비중이 10.4%포인트나 높아졌다.
송 과장은 "비취업가구의 비중이 상승한 것은 고대면 일자리 가구 중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임시 일용직과 가구주가 여성이면서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의 실직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취업상태가 유지되고 있더라도 소득은 많이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고대면 일자리 종사 자영업 가구와 유자녀·여성가구의 소득은 각각 29.1%, 23.1% 감소했다. 이들의 소득감소가 중·하위 소득 간 격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가구소득의 불평등 확대 현상이 고착화될지 여부다.
송 과장은 "자영업의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과 자녀가 있는 여성가구의 경력 단절에 따른 성별 소득격차 확대는 향후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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