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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홍보에 기가 막혀 아이고 군대 개념을 일러주리?

유튜브에 올라온 육군의 신 군가 '육군 we 육군'. 싫어요 반응이 12일 기준 1만6000개다. 아래는 이를 비판한 웹툰작가 싸감아저씨의 웹툰. 편집=문형철 기자

 '싫어요 1만6000 대 좋아요 886' 12일 오전 10시 기준 육군이 야심차게 공개한 신 군가 '육군 we(위) 육군' 유튜브 영상의 반응이다. 최근들어 군 당국의 엉뚱한 홍보행위로 인해 장병들은 "기가 막혀서 개념을 알려주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육군 we 육군'은 군가로 활용하기 어려운 곡이란 평가다. 8분의 12박자로 악보엔 쉼표와 셋잇단음표가 자주 나온다. 간략하고 장중한 느낌이 없어 예식곡으로도 힘들고, 박자에 막춰 뛰거나 행군시 제창하는 것도 어렵다. 

 

◆장난감 총 빵야빵야, "멋지면 그만이지"

처음 이 곡이 공개됐을 때 야전의 반응은 '정부정책 CM송', '정체불명의 정신공격무기' 등 부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육군은 '중독 주의'라는 표현과 함께 "독립군 정신을 계승한 육군의 강인한 기백과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전통가락 느낌의 멜로디와 리듬에 담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뮤직비디오도 육군의 멋짐을 내뿜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였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육군은 채용하지도 않은 '독일제 HK416 소총'을 등장시켰다. 이 총은 특전사 대원들이 K-1 기관단총을 대체해 줄 신형 총기로 간절히 원하던 총이다. 

 

그런데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특전사 대원이 든 총은 장난감 '에어소프트건'이었다. 과거 군이 반입을 금지하던 에어소프트건의 소염기에 검은 칠을 해 영상에 등장시킨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HK 416은 전력화된 적 없는 총"이라고 밝혔다.

 

군인이 훈련 목적상 실총이 아닌 다양한 총기형태의 교보재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외국의 특수부대들에서도 종종 목격된다. 그렇지만 전력화되지도 않은, 그것도 장난감 총을 들고 공식 홍보물을 만드는 경우는 없다.

 

이런 '개념 상실'은 뮤직 비디오뿐만이 아니다. 강건한 체력을 가진 특급전사 부대를 뽑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실시한 '헬스뿜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 대회에는 535개 팀, 7788명의 장병이 참가했는데, 전체 평가 중 30%를 차지하는 모바일 평가가 엉뚱한 결과를 만들었다. 

 

대회 전과 대회 후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들은 남성잡지를 방불케 한다. 일부 장교와 부사관들이 정복과 전투복을 브래지어와 팬티가 보이도록 선정적으로 입고 장난감 총을 들고 나선 것이다. 홍보와 지나친 경쟁이 군의 본질을 흐리게 한 셈이다.

장난감 총을 들 군인들. 위는 육군 신군가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특전사 대원은 소염기를 검게 칠한 에어소프건을 들고 나왔다. 아래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육군 사단 간부들이 '헬쓰 뿜뿜' 모바일 평가를 위해 프로필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편집=문형철 기자

◆기가 막히는데 개념은 안보이네

기가 막히게 멋진 홍보라도 그 안에는 군이 지켜야 할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군 당국의 홍보는 이 개념마저 '군무이탈' 시켜버렸다. 육군은 지난 11일 페이스북 '육군이 소통합니다'를 통해 영어 남용에 대해 사과했다.

 

육군은 논란의 신 육군가를 공개한 날 'The(더) 강한·좋은 육군'이라는 새로운 표어도 공개했다. 그렇지만, 육군 홍보에 과도하게 영어가 사용됐다는 지적이 한글단체로부터 제기됐다.

 

신육군가에도 영어 가사가 무려 27%나 사용됐다. 우리의 문화와 독립군의 정신을 담자는 취지의 군가가 '국어기본법'을 위반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육군은 외국어를 한국어로 표기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육군보다 상급기관인 국방부가 이런 문제에 대해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국방부의 홍보도 개념이 군무이탈한 지 오래다. 국방부는 '군기문란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소속 군인들이 군모를 벗거나 군복을 불량하게 입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 7일 유튜브에 'WAITING FOR 일상'이라는 영상을 통해, 출연 장병들이 국립서울현충원을 군모없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담았다. 

 

군영상물을 제작했던 정훈병과 예비역 간부들은 "연주 편의 제공과 연주자의 표정을 생생히 담기위해 군모를 벗고 촬영을 자주하게 된다"면서도 "연주와 상관없는 도입부와 연예인 출신이 아닌 일반 군간부가 등장하는 부분마저 군모를 벗긴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이 영상은 현충원의 21년 봄 정기음악회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위한 일환으로 실시됐다. 이 영상에는 군복무 중인 K-팝 아이돌 육성재, 유창현, 기타리스 김우탁 등이 동원됐다.

 

국방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면서도 국방정책과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음에도 '청와대 페이스북'의 홍보섹션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반면, 통일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은 청와대 섹션을 각부처 페이스북에 옮기지 않았다. 국방부와 밀접한 국가보훈처도 이번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연설을 KTV 영상 링크로만으로 소개했다.

 

국방부가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국군의 날 70주년 기념 웹툰을 만들면서 광복군 창설 당시 걸린 중화민국(현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를 중화인민공화국(현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의 색으로 바꿔 그렸다. 2019년에는 국방부가 관리하는 전쟁기념관도 광복군의 후원자였던 중화민국 장개석 총통 뒤에 오성홍기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국방부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왼쪽부터 국방부가 2018년 국군의 날 70주년과 광복군 창설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웹툰의 홍보물과 2019년 6월 14일 삭제되기 직전에 전쟁기념관이 사용한 홍보물 편집=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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