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이 오는 2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이후 '친환경 정책'과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전략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자 국내 4대 그룹은 현지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의 반도체 및 배터리, 자동차 산업의 선제적 대응하기 위함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2025년까지 74억달러(약 8조14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친환경차 산업에서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조에 호응하는 결정이다.
현대차는 생산설비 확충은 올해 하반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을부터 미국 시장에 출시되는 아이오닉 5를 내년부터 미국서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미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 연방 에너지부(DOE)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관련 협력을 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수소충전 인프라 실증과 항만 내륙 물류기지 간의 수소전기트럭을 활용한 물류 시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엔진·발전기 분야의 전문 기업인 '커민스(Cummins)'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다른 국내 기업들도 미국 현지 공장 증설 등을 위한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규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3월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앞으로 5년간 7조원 가량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GM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오하이오주 1공장에 이어 두 번째 배터리 공장도 건설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3조원을 투자했으며 향후 3, 4공장 추가 건설도 예상되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순방길에 국내 주요 대기업 경영진들이 비공식 경제사절단 형태로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한미정상회담의 의제가 확정되지 않아 유동적이지만 일단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삼성전자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 등이 참석자로 거론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음 주 방미 일정에 맞춰 조지아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조지아주는 SK가 미래 핵심동력으로 삼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대규모로 짓고 있는 곳으로 앞서 2018년 투자계획을 밝힌 후 최 회장이 직접 공장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 공장은 물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계약한 만큼 굵직한 투자를 앞뒀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없는 삼성은 김기남 부문장(부회장)이나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사절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에서는 GM과 배터리 합작법인을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김종현 사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일주일 일정으로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 현대차 미국판매법인과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등을 둘러봤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른 점에 주목하며 전기차 현지 생산 등 미국 내 투자 확대 가능성을 점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이 국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추진을 고려해 국내 기업들도 현지 투자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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