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가 올 여름도 노사 갈등으로 뜨겁게 보낼 조짐이다. 여러 노조들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투쟁을 예고하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18일 충남 아산 2캠퍼스 정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최주선 대표이사를 초대했지만 끝내 만날 수 없었다며, 회사에 소통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합법적으로 파업 쟁의권을 얻은 바 있다. 사측과 임금 협상 결렬 이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임금협상 관련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낸 것.
이번 집회는 파업과는 별개로 열렸지만 노조는 앞으로 파업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구성원들과 논의를 통해 준비한다는 방침으로, 이미 이달 초 파업과 관련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91.4% 찬성을 얻어낸 상태다.
노사간 협의점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가 기본인상률 6.8%에, 위험수당 현실화 등 여러 요구 조건을 내놓은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합의를 끝낸 기본 인상률 4.5% 외에는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파업을 하게된다면 삼성에서는 2019년 삼성전자서비스 이후 두번째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 노조는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집회에도 8개 계열사 노조가 모인 삼성그룹노조연대가 동참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사측에 백신접종 휴가를 요구해 관철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조합원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도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사측과 치열한 다툼을 예고했다. 최근 사측이 미국에 74억 달러(한화 약 8조원)를 투자해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나선데 대해 성명서를 내고 반박하면서다.
현대차 노조는 해외 공장 확대보다는 국내 공장을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강화하고 신산업에 투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뜻을 무시한 것에도 비판했다. 기아차 노조 역시 사측이 국내 공장 투자로 청년 실업 해소와 고용 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 밖에도 현대차와 LG전자에 새로운 사무직 노조가 조직돼 또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도 사측과 임금협상에 나섰다. 이들 노조는 복수노조로 단체교섭권이 없긴 하지만, 강력하게 요구 조건을 제시하며 입지를 키워가려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회사가 코로나19에도 기대 이상 실적을 올린데 따라 노조도 더 강력하게 요구 조건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친노조 성향인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밖에 안남은 상황 역시 노조 활동을 더 강화하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다만 사측에선 노조 요구가 다소 지나치다는 분위기다. 실적 개선이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가 커서 실제로는 크지 않을뿐 아니라, 오히려 4차산업혁명 등 경쟁 심화로 투자가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전세계적으로 포스트코로나 작업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노사갈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성과급 등 이슈로노조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노조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라며 "일부 노조가 사측에 대한 헛소문이나 흠집내기에 치중하는 등 노사 갈등을 조장하는 일에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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