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오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 만나 한미동맹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전 세계의 연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 앞서 한미동맹과 함께 다양한 현안에 대한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 C. 국회의사당에서 가진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한미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공급망 협력 및 백신 협력 등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 간담회에서는 미 하원의회가 지난 2007년 만장일치로 일본군 위안부 결의를 채택한 데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이게도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증명했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과제"라며 "한·미가 함께 이를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대북 정책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만든 실용적이고 정교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이 정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 가운데 한·미 양국이 FTA(자유무역협정)를 토대로 한 상호 호혜적 교역으로 경제 협력 파트너십이 굳건했음을 방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미국은 한국의 최대 투자 대상국"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 파트너들과 함께 첨단 분야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이 글로벌 공급망 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점에 대해 소개하며 "첨단 분야에서의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 의회 차원에서 미래 첨단·제조 산업의 공급망 구축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인력 육성과 교류 차원에서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으로 글로벌 팬데믹 종식을 위해 기여하는 점에 대해 언급하며 "한·미 양국이 백신 수급을 비롯한 보건안보 정책을 보다 긴밀하게 조율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미·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역할,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에 대한 의지, 미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한국판 뉴딜 지향점과 같은 점, 미국 내 아시아계 대상 범죄에 대한 우려 등에 대해 언급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 만난 가운데 "한미관계는 사실 안보 관계이지만 그것 외에도 굉장히 깊은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에 대해 양국 간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지, (코로나19) 팬데믹을 퇴치하는 것 등등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 스테니 호이어(Steny Hoyer)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Steve Scalise)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그레고리 믹스(Gregory Meeks) 하원 외무위원장, 아담 쉬프(Adam Schiff) 하원 정보위원장 등 하원 지도부와 앤디 킴(Andy Kim) 연방 하원의원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취임선서 때 한복 착장으로 화제가 된 메릴린 스트릭랜드 민주당 하원의원은 울먹이는 표정을 보인 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의원이 되어 한복을 입고 의원 선서하게 돼 매우 감격적이었다"며 "한국이 잘되면 미국도 잘된다. 한국의 역사를 보면 오뚜기처럼 복원력이 강한 나라이기에 양국 간에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계인 앤디 킴 공화당 하원의원은 "부모님께서 50년 전 가난한 한국에서 이민을 왔는데, 하원의원이 돼 대한민국 대통령을 의사당에서 만나니 매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영 킴 공화당 하원의원도 "외무위 위원으로 행정부 간 교류뿐 아니라 양국 의회 간 교류 활성화를 바란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고 건설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셸 박 스틸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해 민주·공화 각 2명씩 4명의 한국계 의원이 당선된 점을 언급하며 "매우 중요한 양국의 동반자 관계가 계속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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