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로 인한 실적 호조에 증권사들이 초대형 IB, 발행어음업 진출 등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진출도 증권사 자본 확충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통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증권사를 금융위원회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해 기업 신용 공여 업무 등을 취급할 수 있다. 4조원 이상 증권사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요건을 충족한 이른바 '대형사'로 단기 금융업무를, 8조원 이상인 경우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업무를 허용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초대형 IB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총 5곳이다. 이 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4곳이 발행어음(단기금융)업에 진출했다.
◆미래에셋증권, 국내 4번째 발행어음업 진출
특히 지난 12일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어음업 인가 신청 3년 10개월여 만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업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인 단기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운용할 수 있는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수익 다각화를 통한 대규모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진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전 분기 대비 3560억원 증가한 9조6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어음업 인가로 최대 19조2400억원까지 자금조달이 가능해진 셈이다.
또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향후 종합금융투자(IMA) 시장 진출도 가능해졌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만 허용되는데, 국내 증권사 중 이 조건을 충족하는 건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또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하며 일정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발행어음과 비슷하지만 발행 한도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IMA는 구체적인 세칙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금융당국의 정책적 제도 보완이 필요해 당장 도입되기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무리하게 자금 조달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고객에게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고 조달된 자금을 정부 정책 취지에 맞게 안정적인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상증자 통해 자본 확충
다음 초대형 IB로 거론되는 국내 증권사로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이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 이들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하나금융투자 4조4657억원 ▲신한금융투자 4조5587억원 ▲메리츠증권 4조7644억원으로 일정 요건을 갖추고 있다.
증권업계는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6번째 초대형 IB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499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 확충을 이뤘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초대형 IB 지정 신청에 대해 "준비는 예정대로 잘 되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타 상황을 감안해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없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가 계속되고 있어 심사와 관련해 어쩔 수 없이 지연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은 사실상 연내에는 초대형 IB 진출이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 초대형 IB 신청을 업무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지는 않다"며 "자기자본 요건을 갖춘 상태지만, 구체적인 날짜를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도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했다.
또 위탁매매 수익 증가로 동학개미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 3조1371억원을 기록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전년 동기(2조1363억원) 대비 자기자본이 46% 이상 급증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4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 계획을 세우고 있어 내년에는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초대형 IB에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발행 시기는 미정이지만, RCPS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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