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을 모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상한가)에 실패한 이후 신규 상장 종목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공모주 중복 청약 금지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IET 상장 이후 이달 들어 에이치피오, 일승(합병상장), 씨앤씨인터내셔널, 샘씨엔에스, 삼영에스앤씨 등 총 4곳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이 가운데 건강식품 제조업체 에이치피오와 색조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공모가보다 시초가가 낮게 책정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올해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라이프시맨틱스, 씨앤투스성진 등이 현재 공모가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새내기주가 상장 후 따상은 물론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이틀 연속 상한가)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가 SKIET 상장 이후 변화가 생겼다는 평가다. 또 금융위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중복 청약이 금지되면서 역대급 청약 증거금을 모으는 등의 공모주 광풍이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단기적으로 대어급 기업들이 연달아 상장하며 피로도도 있을 것"이라며 "오는 6월부터 공모주 중복 청약 금지 규정이 시행되면서 IPO 시장의 열기가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SKIET 청약 증거금 환불 후 줄어 들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기준 64조4625억원으로 집계됐다. SKIET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지난 12일 71조5964억원을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세를 보여줬다.
◆공모가 논란…"적정가 찾아가는 계기"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를 필두로 새내기주들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SD바이오센서는 체외진단 분야 전문 기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제품을 10가지 이상 보유하고 있다. 6월 10~11일 기관 수요예측, 15~16일 일반청약을 거쳐 오는 6월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SD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에만 매출액 1조18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이 1조7000억원, 영업이익 74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급등세다.
SD바이오센서의 공모가 희망 밴드는 6만6000원~8만5000원인데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이 8조8000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IET의 공모가 기준 시총은 각각 5조원, 7조5000억원이다.
SD바이오센서는 공모가 산정을 위해 씨젠, 서머피셔사이언티픽, 퍼킨엘머 등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단, 씨젠의 PER은 8.20배지만, 서머피셔사이언티픽 28.22배, 펄킨엘머 20.86배로 의도적으로 PER이 높은 글로벌 기업을 선정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일 이어지는 공모주 고평가 논란에 대해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진통 과정으로 해석했다.
IPO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나 일반투자자들이 신규 상장 종목 기업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자 상장 준비를 하는 기업들도 합리적인 근거로 적절한 공모가 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SKIET와 여러 공모주들의 고평가 논란을 계기로 오히려 공모주들이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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