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처음 대출을 받은 곳은 카드사였다. 휴대폰으로 발송되는 광고성 문자를 보고 카드론(장기 대출)을 신청했다. 당시 금리는 연 8% 남짓, 이벤트를 더해 낮은 금리라고 상담원은 설명했지만 은행 금리가 연 2~3%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차는 2배 이상이었다.
그럼에도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았던 이유는 단순했다. 쉬워서였다. 앱으로 한도에 맞춰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기만 하면 상담원에게서 연락이오고, "네"라고 몇 마디만 하면 계좌로 돈이 들어왔다. 당시 은행으로 대출을 받으러 갔다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목록을 적어서 돌아 온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간편한 수준이었다.
금융교육 수준은 돈을 모을 때보다 돈을 빌려야 할 때 더욱 드러난다. 금융교육이 충분한 경우 이자 부담을 이유로 제출 서류를 챙겨 은행에 갈 확률이 높지만, 금융교육이 불충분 하면 이자부담보단 당장 급한 이유가 앞서 같은 신용평점에서도 카드사나 제2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론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20대와 60대에서 두드러지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2018년 8930억원에서 2020년 1조1410억원으로, 60대는 3조5660억원에서 5조1290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카드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대가 2018년 3.3%에서 지난해 3.6%로, 60대는 같은 기간 13.4%에서 16%로 커졌다.
반면 연령대별 금융이해력은 20대와 60대에서 가장 낮았다. 2020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결과를 보면 20대는 100점만점에 64.7점, 60대는 65.8점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최대 4점 이상 낮았다. 20대와 60대의 카드론이 급증한 이유로 경제력이 취약한 부분도 있겠지만, 금융교육과의 연관성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초·중·고 학생을 위한 온라인 1사1교 교육과 대학생을 위한 비대면 실용금융 강좌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금융환경 변화를 감안한 콘텐츠 최신화 등 보완작업도 진행해 고령층과 취약계층에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육은 적기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금융교육도 마찬가지다. 위기상황에서는 본인이 자주 듣거나 자주 이용하던 금융습관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대와 60대에 연 1회 질 좋은 금융교육보다 반복적인 금융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형식보다 실효성 있는 금융교육이 보다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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