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vironment·환경)·S(Social·사회)·G(지배구조·Governance), ESG 바람이 불고 있다. 반 만년 넘게 지속된 인류의 역사에서 환경과 사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토록 높았던 적은 없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매일 같이 기업의 ESG 경영 선언이 쏟아지는 상황에 의문점이 들었다.
'과연 이 기업은 진정성 있게 ESG를 실천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그 진정성을 파악할 수 있을까? 우리는 기업의 진심(眞心)을 어떻게 알고 투자로 연결할까?'
학계의 반응은 원론적이다.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는 할 수 있으나 평가 기관도 수백 개에 이르고 거기서 매기는 점수도 어떤 항목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 산업별로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뽑을 수 있겠으나 아직은 이르다. 전통적인 재무제표처럼 신뢰할 만한 평가 기준안이 없으니, 단순 기업 홍보를 위해 ESG로 기업을 포장하는 'ESG 워싱'도 나타난다.
글로벌 경제가 ESG에 열광하는 상황에서, ESG만 잘하면 기업의 경영 실적 좋을 것이란 환상은 금물이다. ESG와 실제 경영 실적이 반비례 해 CEO가 물러난 적도 있었다.
지난 2014년 에비앙 생수의 제조사인 프랑스 유명 기업 다논(Danone)의 엠마뉴얼 파버 최고경영자(CEO)는 재임기간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고 생물다양성을 위한 기업 연대를 발족시켰지만 올해 3월 14일 다논의 이사회는 파버를 해임했다. 식품업계의 핵심인 R&D와 마케팅에 뒤쳐진 결과 경쟁업체 유니레버와 네슬레가 기업 가치를 높여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ESG만 잘해갖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도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대척점에 있는 자들에게 묻고 싶었다. 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후배에게 ESG 경영에 대해 묻자 짧은 탄식이 나왔다.
후배는 기업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쳐 놓고 '기업 내에서 텀블러를 썼다', '포장재를 조금 바꿨다'고 ESG 제목을 붙여서 나가는 기업의 홍보를 우려했다. 앞서 말한 'ESG 워싱'을 지적한 것.
또한 환경단체는 정부가 기업이 환경오염에 책임이 있는데고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기업에게 전기차 투자를 지원하고 원전 문제를 대응하는 모습에 모순을 느끼는 것 같았다.
시장 경제에서 ESG가 주도권을 쥐려하는 과도기적 시점에서 '2050 탄소중립'이란 문재인 정부의 선언이 아른거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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