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재산 형성 지원을 위해 비과세 상품인 '투자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투자형 ISA 전액 비과세를 통해 가계자산이 자본시장에 유입돼 장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금융투자협회는 1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 불스홀에서 이광재·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투자형 ISA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ISA는 2016년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서민·중산층의 재산 형성 지원을 위해 도입된 세제혜택 상품으로 그동안 미비한 세제 유입 및 예·적금 중심의 운용에 따른 낮은 수익률로 가입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며 "금소법, 고난도상품 규제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완비된 상황에서 이제는 금융소비자가 합리적 투자 판단으로 예·적금 등에 편중된 금융자산을 투자상품으로 전환해 스스로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과도하고, 주식 비중이 적은 편"이라며 "확실한 주식 장기보유 혜택을 부여해 단타 위주의 주식거래를 장기보유로 만드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3월에 도입된 ISA는 예·적금과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손익통산,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을 받는 계좌다. 제도 도입 초기 각 금융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2016년 말 239만계좌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정체되면서 지난해 말 194만계좌로 축소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계좌 수는 191만8000개개 수준이다. 이는 미미한 세제혜택과 투자 상품 및 가입 대상의 제약, 긴 의무가입 기간 등이 이유로 꼽힌다.
◆ISA, 정부의 적극적 세제지원 필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저금리·고령화 시대 국민재산형성 지원을 위한 ISA 제도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발표는 ▲국민재산형성 지원을 위한 금융 및 정부의 역할 분담 ▲투자형 ISA의 도입 및 기대효과 순으로 진행됐다.
황 연구원은 "최근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나는 수익추구 행태가 뚜렷해졌다"며 "2000년대 이후 고령화가 진전되고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되면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 사적 연금 적립금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 연금자산은 대부분 원리금보장형 금융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산 비중 확대는 저금리·고령화 시대 필수적 자산관리 방향"이라며 "가계자산이 자본시장에 유입돼 장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국민통장인 ISA에 정부의 적극적 세제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세법 개정에 따라 ISA제도는 가입 대상 확대, 주식편입 허용 등 일부 개편이 이뤄졌다. 그러나 '국민 재산형성 지원'이라는 도입 목표와는 다르게 퇴직연금·개인연금 등과 차별성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자본연은 구체적으로 ISA의 유형을 영국모델처럼 가입목적에 따라 안전자산 위주의 '일반형ISA'와 자본시장 투자 전용 '투자형ISA'로 전면 개편하고, '투자형'은 수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황 연구원은 "합리적이고 계획된 방식으로 위험자산의 비중이 증가할 경우 전체 금융자산의 장기수익률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며 "주식 및 공모 주식형 펀드에 대한 기본공제(연간 5000만원) 수준이 매우 높음을 감안할 때 투자형 ISA에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더라고 세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ISA에 매년 납입 한도를 부여한 후 ISA 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면 납입된 자금이 장기간 자본시장에 머물 수 있다"며 "과잉혜택 방지 및 세수 축소 가능성을 고려해 연간 납입금액에 한도를 설정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정적인 자산증식…공익 목적에도 부합"
주제 발표 이후 박영석 자본연 원장 주재로 패널토론도 개최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 과세제도 도입으로 비과세 한도 등에서 현재 ISA 상품이 유명무실하게 될 수 있다"며 "장기투자에 대한 과감한 세제혜택 지원 등을 위해 ISA에 대한 과세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대표로 참여한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한도 증액, 주니어 ISA 도입 등 추가 제안을 내놨다.
그는 "투자형 ISA 제도의 방향성은 부동산과 예·적금에 몰린 가계자산을 선진국형으로 돌리는 데 효과적"이라며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저금리 기조하에 안정적인 자산증식이라는 공익적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19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데, 몇백만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니어 ISA를 통해 투자교육이나 투자습관을 기르는 상품 도입도 검토해볼 만하다"며 "또 최근의 부동산 가격 등 화폐가치를 고려할 때 현행 1억원 한도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물가상승을 고려해 점진적인 증액이 가능하도록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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