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대중제 골프장)도 회원제도 가격이 엄청 올랐어요", "파쓰리(본 라운딩 나가기 전에 치는 연습 게임)도 사람이 몰려서 한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이에요"
이번주와 다음주에 골프장 예약을 잡았다는 20대 골퍼 조승원(29)씨는 골프장에 사람이 몰린 탓에 이용료도 높아져 예약 잡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불어닥친 지난해와 올해 국내 골프 산업은 호황을 맞고 있다. 먼저, 코로나19로 해외 골프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해당 수요를 국내 골프장이 흡수했다. 여기에 골프가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스포츠, 거리두기가 가능한 스포츠란 인식에 골프 저변이 넓어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대중제 골프장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한 걸까? 최근 높아지는 수요에 골프 저변 확대를 위해 운영하는 대중제 골프장이 그린피 등 이용료를 올리고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티스캐너가 제공한 골프장 그린피 정보에 따르면 31일 기준 경기 북부 18개 대중제 골프장의 평균 그린피(18홀 기준)는 18만 7000원이고, 경기 남부 38개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23만 6000원이다. 골프 업계에 따르면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전년대비 20~30% 상승한 상황이다. 여기에 카트비와 캐디비도 덩달아 올라서 주말에 골프 한 게임을 치려면 인당 40만원은 써야하는 실정이다.
인기 골프장인 인천 오렌지듄스의 이번주 토요일 오전 1부 시간대 그린피는 29만원이고 안성 루나힐스 골프장의 주말 그린피는 27만원이다.
인기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제 그린피보다 비싼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주말을 피해 평일에 예약을 잡고 가격이 저렴한 지방으로 원정을 다니는 골퍼도 늘어나고 있다. 골프 예약 서비스 업체 '엑스골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예약률 현황을 보면 평일 예약률이 주말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골프장은 웃음짓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가 발료한 '레저백서 2021'에 따르면 지난해 169개의 대중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40.5%로 2019년의 33.2%보다 7.3%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대중골프장의 매출액 증가율은 21.2%로 레저산업연구소는 골프장의 주된 수입원인 입장료와 카트비가 코로나19 특수로 크게 오른데에서 기인했다고 진단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세제혜택도 받는다. 지난 1999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은 박세리 선수의 1998년 세계대회 4회 우승의 열기를 이어가고자 '골프 대중화'를 선언했다. 골프산업 활성화와 골퍼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대중제 골프장'에 대한 세금을 대폭 인하했다.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는 대신 세금혜택을 준 것.
대중제 골프장은 현재 취득세 4%(회원제 12%), 재산세 0.2~0.4%(회원제 4%)를 할인 받고 개별소비세·교육세·농어촌특별세를 면제받는다. 회원제 골프장이 중과세를 적용받는 반면 대중제 골프장은 일반과세를 받는다.
정책적 지원에 2000년대 후반 40개소였던 대중제 골프장은 2019년 330개소로 늘어났으며 이들이 받는 세금감면액도 821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 납부액 5913억 원보다 더 많다.
지난 1월 14일 더불어민주당 김승원·양경숙 의원이 공동 주최한 '대중골프장 실태고발 및 대책마련 정책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대중제 골프장에 입장료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편법 대중골프장에 대한 중과세 적용, 편법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대중제 골프장을 단속할 것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골프장경영협회 김훈환 상근부회장은 "골프장이 갖는 여러 순기능적인 측면을 도외시하고,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갖는 문제점에 매몰되지 않도록 정부는 골프장의 순기능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며 "현재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는 시대임에도 아직까지 골프에 대해서만은 1만불 미만 시대에 갖혀있다"고 반박했다.
골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국회도 칼을 빼들었다. 지난 3월 양경숙 의원은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고 현재 소관위 심사 중에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관계 공무원의 골프장 출입 및 검사를 가능케 하고 위법한 경우 영업정지까지 할 수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사 회원제로 영업하는 대중제 골프장을 단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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