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에 또 TF(태스크포스)가 뜬다. 군 내부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군 당국은 '외상용 빨간약'인 TF를 구성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때눔에 이번에 만들어진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TF)'에 대해서도 군 내부에서는 곱지않은 시선이 있다.
7일 국방부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군 조직의 성폭력 사건 대응실태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TF는 △TF장인 김성준 인사복지실장 주관하에 각 군 인사참모부장 및 해병대 인사처장이 참여하는 '협의회' △교육·피해자 보호 분과 △부대운영·조직문화 분과 △수사·조사 분과 등 3개 분과로 구성된다.
각 분과에는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과 여성가족부 추천 위원으로 구성된 '외부전문가 자문단'이 참여한다. 외부전문가 자문단에 대해 국방부는 "정책의 전문성을 높이고 국민들의 관심과 요구를 적극 수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야전의 반응은 싸늘하다. 보여지는 행색만 내는 '삼각지의 국밥부(뭐든지 말아먹는국방부란 뜻의 은어)'가 문제의 본질보다 겉포장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익명의 부사관은 "젊은 여성 전우가 안타깝게 사망한 근본 이유는 여성을 전우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군 상층부의 정책이근본적 문제"라면서 "여성과 남성은 별개의 존재가 아닌 군인, 전우로 인식되게 해야하는데 국방부는 불신과 외면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 부사관은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아보면, 남성은 악마 또는 범죄자로 묘사되고 심지어 북한군의 헬멧을 연상하는 이모티콘으로 이미지화 한다"면서 "남성이 다수인 군조직에서 소수인 여성입장에서 곤란해 할 언행에 대한 주의교육과 양성평등적 입장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전우를 구하라는 내용이 더 적다"라고 덧붙였다.
한 위관장교는 "'여성의 군 진출장벽 낮추기', '여성의 보직 증대' 등과 같은 정책은 펼치면서 남성들이 여성을 동등한 전우로 인식하게 할 교육과 준비는 철저했는지 묻고싶다"면서 "아직 야전에는 여성이라는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배려받아야 할 시설과 장비들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기본적으로 같은 군인이라는 동료의식이 수반돼야 군내 성범죄는 줄어들 것"이라면서 "여군 남군이 아닌 '군인'이라는 의식을 키우기 위한 내실을 다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실 국방부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 '군내여성 비율 높이기' 등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홍보를 해왔지만, 야전에서 여성들이 성역 없는 '군인'으로서 인정받게 하는 분야에는 미흡했다.
이번 공군의 성추행 사건 또한, 가해자들이 항공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우수한 인재였던 피해자를 전우가 아닌 여자,조용히 입막으면 문제없는 '소수자'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야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TF는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현 성폭력 예방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합동 실태조사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정책적 개선사항을 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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