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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리더의 책장] 서울대 의과대학 이정상 교수가 추천한 '눈먼 벌치기'

-겸손과 인내 그리고 배려 가르쳐준 실화소설 눈먼 벌치기

 

이정상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前 서울대 교수협의회장).

홍릉에 위치한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신경호 박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신 박사는 메트로신문 '리더의 책장'의 저자로 추천했다. 신 박사는 내게 "40년 가까운 의사 생활 중 각계각층의 다양한 환자를 진료하며 보호자·가족들과 의논하고, 많이 듣고 느낀 수많은 풍월도 있을 것"이며 "평소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하다고 여겨온 터라면서, 이과생인데도 서울 의대 교수인 나를 추천한다"고 전해왔다.

 

글 쓸 시간도 없는 와중에 수락하고 보니 책임감에 그동안 읽고 감명받은 여러 책들을 떠올리며 연구실에 있는 11개의 책장 서고를 뒤졌다.

 

우연히 "눈먼 벌치기"라는 빛바랜 초록색 소설책이 눈에 띄었다. 1994년경에도 우연히 이 책을 선물 받아 읽게 됐는데, 또다시 운명처럼 뇌리에 줄거리와 그 감명이 한순간에 떠올랐다. 뇌리의 스친 감명에 내 젊은 시절도 주마등 처럼 스쳐갔다. 150쪽 쯤 되는 이 책은 내 젊은 시절 겸손과 인내 그리고 배려를 가르쳐줬다.

 

당시엔 중증고난도 심혈관 및 호흡기흉부종양질환이 주 진료대상이라서 흉부외과 전문의가 오면 그 병원은 순식간에 최고등급병원으로 평가받던 시절이 있었다.

 

이름에 걸맞게 생명이 위태로운 심장병, 농흉, 폐암, 식도암수술, 교통사고나 칼에 찔려온 대량출혈 중환자들을 살려냈다. 집에 거의 못가면서 응급실,수술실, 중환자실, 외래진료실과 연구실에서 항상 지내던 전임강사-조교수 시기이기도 했다.

 

대학에서 필수전공 과목이라서 의대생강의도 참 많이 했다. 고난도 흉부심장 혈관외과 분야 진료 속성상, 중증 중환자를 돌보는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 내 팀은 누구보다도 사망률이 적다고 자존감 너머 조금은 교만하기도 했던 30대 중후반 시절도 있었다.

 

웬만한 대학병원보다도 더 심장질환에 특화된 부천세종병원에서 심장수술을 집도하던 막내 심장외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주임교수님 명령으로 자랑스럽게 모교 교수로 발령받았다. 세상 부러울게 없었고 실제 열심히 일하고 순수함 그 자체로도 하루하루가 참으로 뿌듯했다.

 

아버지는 나에게 늘 겸손하고 환자에게 다정다감하게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셨다.

 

내딴엔 한자 교육 세대답게 한문과 역사지리를 좀 아는지라 유교적 문화권의 당연한 측은지심, 겸양미덕과 인내 그리고 배려하는 공감경청하는 태도를 위해 항상 애쓰기도 하던 좋은 신끼가 아우라처럼 따라다녔다. 되돌아보면영롱한 아침이슬처럼 깨끗함 그 자체이며 아름다운 젊은 전문가의 하루하루 보람찬 생활의 연속이었다. 서울대 개교 이래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이 된 첫 의대교수가 된 것도 이런 신끼 탓이 아닐까.

 

눈멀 벌치기. 홍기. 성바오로출판사. 절판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꿈속까지 포함해 하루 25시간 일해 피곤한 일상이었지만 그러다가 정말로 우연히 "눈먼 벌치기"라는 150쪽이 안되는 길지않은 소설을 단번에 읽으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종교적 신비체험같은 경험을 하고 눈물을 많이도 흘렸다.

 

아마도 ,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기인 1974년에서 1980년사이 강원도 춘천에서도 소양호를 지나 있는 가리산 외진마을이 소설의 배경이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산속 벌목장에서 무책임한 동료의 안전불감증으로 말미암은 사고로 하반신 장애인이 돼 버렸다.

 

주인공은 치료 가능할 수도 있던 눈 병의 골든타임시기를 놓치고 결국 후천성 눈먼상태로 살아가며 험중한 산속 벌치기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불우하고 열악한 환경의 불쌍한 30대 젊은이의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착함이 모든 슬픔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그 과정이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묘사됐다. 일단 책을 읽으면 단번에 끝까지 볼 수밖에 없으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알 수 없는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나와 스스로 놀라기도했다.

 

그 책을 읽은 후 더 착하게, 더 순수하게 살아야겠다는 염원의 종교적 신비한 에너지가 용솟음 쳐오르면서 더 선해지고 참삶의 용기가 생기고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 나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나라가 최근 부유해지면서 숲과 강물, 바다도 울창해지고 보기도 좋아지고, 꽃도 예쁘게 만발한다.

 

하지만 그 이면엔 봄만 되면 산불과 미세먼지에 시달리며, 산업·경제·환경과 사람들의 마음 건강은 척박해지고 걱정은 늘어만 가고 있다. 극단적으로 더워지고 추워지는 우리 이상기온·기후환경, 개인소득 3만 달러가 넘은 지도 몇 년 됐지만 서로 미워하고,우리끼리 분열돼 서로에 대한 적개심과 상대방 탓만하는 '소인배태도와 분노감', 만연하는 비정상적인 '우리 현실과 가상세계 분위기', 착한 척하면서 이를 악용하며 권모술수 사심가득한 '미사여구의 달인' ,악마성 소유자들의 '병적 정치·사회환경', 희생·봉사정신없는 '위선적 종교인들', 공정평가를 가장한 '인성 실종된 교육환경',승자가 독식하는 '잘못된 자본주의 시장', 다수결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행동하는 '잘못된 민주주의', 거짓과 선동적인 가짜뉴스로 광고수입에 목적하는 '사이버 네티즌 세계', 소수를 배려못하는 '다양성 존중 결핍' 병적 분위기들이 횡행하는 요즈음 에 실화 소설 한편을 추천하는 바다.

 

매일 끊임없는 자기 반성과 공감배려와 겸양과 순수함의 그 자체이며 가감없는 실화소설 "눈먼 벌치기" 일독을 꼭 권하는 바이다.

 

참신앙 종교인이 아니라도 , 깊고깊은 순수의 뜨거운 눈물이 치유와 힐링의 주말을 분명히 느끼며 참 리더로서 거듭날 것이라는 소망을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이정상 교수는 다음 글쓴이로 전비호 전 불가리아, 멕시코 대사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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