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던진 '천안함 함장이 당시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는 망언은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지동설과 진화론을 거부하던 맹신론자들처럼 천안함 음모론자들에게 사실과 과학을 근거로 한 논리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천안함이 북한에 폭침된 11년 전보다 이들의 감정적 선동과 폭력은 더 깊어지고 있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바다위에 섰던 젊은이들만, 양쪽으로 나뉜 국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7일 조 전 상근부대변인은 시사 방송에 출연해 "최원일 함장이라는 예비역 대령, 그분도 승진했다"며 "그분은 그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최 함장은 앞길이 창창하던 해군 장교였지만, 천안함 폭침으로 한직으로 물러났다. '승진'이 아닌 '진급'도 전역하던 당일 대령으로 명예진급한 것이다.
조 전 상근부대변인은 냉혹한 법조인 이라 그랬을까. 타인의 아픔을 쉽게 내뱉었다.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켜놓고, 그 이후에 제대로 된 책임이 없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조 전 상근부대변인은 자신도 육군에서 복무한 적이 있다고 밝힌바 있지만, 지휘관으로써 책임을 져 본적은 없다. 지휘관의 책임이라는 것은 쉽게 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자 또한 지휘관 직을 여러차례 경험해 봤다. 훌륭한 지휘관들의 경우, 전역을 한 뒤로도 부하였던 간부와 병들이 만남을 갖는 경우가 많다. 최 함장 또한 다르지 않았다.부하들은 굳건하게 그를 따르고 있다. 생존 장병들은 하나같이 "우리 함장님이다. 우리가 살아서 생환하기까지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신 분"이었다. 이런 지휘관에게 책임을 논할 수 있겠나.
조 전 상근부대변인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은 표했지만, 그에 대한 징계는 없었다. 모멸의 바이러스는 계속 확산됐다. 친여당 성향인 더브리핑 고일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여당은 언제쯤 돼야 기 좀 펴고 여당 노릇 좀 할래나"라며 최 함장에게 "당장 군법회의로 보내야 할 놈을 진급시켜서 무사 전역시켜 놓으니 이따위로 기고만장이지"라고 모멸적 발언을 퍼부었다.
최 함장이 고소를 언급하자 고 대표는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그의 페이스북 댓글에는 최 함장을 향한 모멸적 발언은 계속 이어져 갔다. 관용으로 인한 반성과 화해는 동화에나 나오는 이야기 같다.
최 함장이 고 대표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다고 밝히자, 이번에는 서울 휘문고교의 한 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천안함이 폭침이라 '치면', 파직에 귀양 갔어야 할 함장이란 새끼가 어디서 주둥이를 나대고 지랄이야"라고 모멸의 바톤을 이어갔다.
천안함 생존자에대한 국가유공자 인정 건은 문재인 정부가 보수정부보다 많았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전우들에게 환자복을 입히고 정치적 이미지로 활용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진상규명위는 북한소행으로 결론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내렸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문제를 끝내야 할 국방부가 군말없이 진상규명위를 따랐다는 점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다. 천안함 전우들 또한 세월호 희생자들 만큼 아픔을 지닌 대한민국 시민이다. 모든 희생자들의 상처에 진영간의 불화살을 박아버리는 야만적 행위는 이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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