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식물성 군인들, 정치에 재배되다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소령으로 평시복무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군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맹수와 같은 기질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선진 민주국가는 '문민통제'를 통해 군인을 길들인다. 그런데 이땅의 군인들은 문민통제라는 사역을 따르는 사냥개가 아닌 '식물성 군인'이 돼가고 있다. 재배되는 식물처럼 말이다.

 

지난 15일 MBC PD 수첩은 '천안함 폭침' 이전 북한의 공격 징후를 미리 포착했지만, 군 수뇌부가 이를 보고받고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의 증언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상황보고도 이상하다.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서 초계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은 신속히 전투상황보고를 통해 피격 사실을 알렸지만,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를 거쳐 청와대에 올라갔을 때는 좌초됐다는 내용으로 바꼈다.

 

전우들이 희생된 상황을 왜 굳이 좌초로 보고했어야 했을까? 안보를 중시여긴다는 보수 정부 시절인데 말이다. 이를 두고 군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심기를 끼치고 싶지않았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꽤 오래 전부터 돌았다.

 

군 당국의 보고가 피격이 좌초로 그리고 다시 피격으로 바뀌는 일련의 과정은, 전선의 전우들 뒷통수에 총을 쏜 '배반 행위'나 마찬가지다. 적절한 상황조치도 하지 못했고, 좌초보고로 인해 온갖 음모론이 10년 넘게 천안함 전우들을 괴롭히고 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환자복을 입은 천안함 생존자들을 내세워 기념촬영을 했다. 적법한 보상이 있을 것처럼 보여졌지만, 그들은 정치적인 홍보수단으로만 쓰였다. 여기에 진보진영의 음모론이 들러붙었다.

 

문재인 정부들어 천안함 생존자들의 일부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됐다. 보수 정부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인정됐지만, 생존 전우들 모두 식물성 군인들의 정치바라기로 인해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짊어진 채 진보진영의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들어서도 식물성 군인들이 많이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 지난 18일 정부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충격이었다. 북한과의 평화기조를 중시하는 진보 정부이기에 '한국전쟁(6.25) 70주년'을 조용히 넘길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말이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측 실무자로 나선 장군이 70주년 기념행사로 제안한 것은 '비무장지대(DMZ) 평화걷기'였다고 한다. 남북이 군사적 긴장은 낮추고 신뢰를 쌓는다는 것은 반길 일이다. 그렇지만, 남북 모두 상호신뢰에 의한 군축도 하지 못한 상태다. '만의 하나'라는 위험의 가정을 두고 행동해야 하는 군인이 제안한 것이 지뢰 폭발과 우발적 오인총격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평화걷기를 제안했다고 하니 어찌 충격을 받지 않겠나. 비무장지대의 지뢰를 지불놀이 정도로 생각한 담대함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정치에의해 재배되는 식물성 군인에게서 세월호 참사 당시의 공무원 집단이 떠오른다. 2014년 4월 16일 탑승자 476여명 중 300여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청와대에는 모두가 구조됐다는 최초보고가 올라갔다. 윗선의 심기를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은 공무원적 마인드 아니겠는가. 그들 덕에 세월호도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다.

 

철밥통인 타 공직과 달리 군·경·소방은 위험이 도사리는 직위임을 망각한 듯하다. 그래서 월급쟁이와 초식을 합친 '샐러드 군인'이란 말도 나돈다. 특히 삼각지의 군인들의 옷에선 화약냄새 대신 섬유유연제 냄새만 풍긴다고 하니 말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