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독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소재 부문에서 성과가 두드러진다. 여전히 부족한 장비 기술력은 숙제로 지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포토레지스트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다. 2019년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에도 포함하면서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까지 우려됐을 만큼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손꼽힌다.
이후 국내에서도 코오롱과 동진쎄미켐 등 업체들이 개발과 양산에 성공하며 국산화 비중을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일본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삼성SDI까지 공급을 시작하면서 완전한 독립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수출 규제 품목이었던 고순도 불화수소 역시 국산화에 성공해 비중을 크게 늘린 상태다. OLED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국산화는 물론이고 오히더 더 나은 기술로 대체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불과 수년만에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소재 독립 작전 성공은 반도체 업계 전폭적인 지원 영향이 컸다.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적극적으로 국산 소재 비중을 높이고 연구 개발을 지원하면서 성장을 도왔다는 것. SK그룹 계열사인 SK머티어리얼즈는 직접 개발에 나서 높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본 소부장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산 소재 부품 수입액은 2019년 270억달러, 2020년 268억달러로 비슷했다.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반도체 생산 핵심인 장비를 여전히 일본에 상당수 수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장비 시장은 연간 80조원에 달하며, 국내 시장 비중도 20조원 가까이 된다.
당장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램리서치와 함께 반도체 생산 핵심 공정인 식각(에칭) 장비 부문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노광 공정에서 역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를 제외하면 TEL과 캐논 등 일본 기업 영향력이 크다. 국내에서도 세메스와 테스 등 업체들이 장비를 개발하며 일부를 공급하고 있지만, 실제 도입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은 CMP 공정에서도 미국 AMAT과 함께 일본 EBARA 장비가 주로 쓰인다. 케이씨텍 등 국산 장비도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비중이 높지 않다. 그나마 증착 분야에서만 원익IPS와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자리를 넓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국산 소재 비중은 대폭 늘어났지만, 국산 장비는 아직 본격적으로 쓰이지는 않는다"며 "예전보다는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일본 장비에 비해서는 부족하고 불량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장비 기술력 격차는 좀처럼 좁히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장비 기업들이 특허를 공유하고 일종의 카르텔을 유지하는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
그나마 희소식은 있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세메스가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한화그룹도 반도체 장비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상대적으로 국산화 비중이 높은 증착분야에 투자를 시작하면서 국내 소부장 업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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