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지음/황문수 옮김/문예출판사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469년에 태어난 사람이지만, 2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가수 나훈아는 지난해 9집 정규 음반 '아홉 이야기'를 발표하며 '테스형!'이라는 제목의 신곡을 내놨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하고 많은 형 중에 왜 하필 테스형인가.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 신을 믿지 않고 청년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고발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는 어쩌다 시대의 희생양이 돼 제물로 바쳐진 걸까? 역자의 후기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참패와 스파르타의 지배, 30인 전제자의 공포정치 악몽에 시달리다가 다시 민주정치로 돌아온 아테네는 오직 복고만을 꿈꾸며 새로운 진취성을 무시했다.
역자는 "이러한 반동의 시대가 됐을 때 많은 사이비 보수 애국자들은 불행과 몰락의 원인을 새로운 사상, 특히 무신앙에서 구했다. 그들은 책임을 전가할 대상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침묵이 최선의 호신책인 무지와 선동의 와중에 소크라테스는 비판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갈았다. 그 결과 그는 아테네 몰락의 원흉으로 지목돼 심판대에 서게 됐다.
재판관들 앞에 납작 엎드렸다면 무죄판결을 받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테지만 소크라테스는 그러지 않았다. 재판장에 끌려나온 그는 "나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고 아무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의 언동이 솔직했기 때문에 그들의 증오를 받게 됐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의 증오는 바로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나의 친구여, 죽음의 회피가 어려운 게 아니라 불의를 피하는 것이 어렵다. 부정은 죽음보다 빨리 달린다"는 말을 남긴다. 필멸과 불멸 중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고 테스형은 묻는다. 328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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