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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아트테크', 과연 돈이 될까

최근 미술품을 구입하고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방식인 '아트테크(Art-tech)'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술품이 재테크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미술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이다. 너도나도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자 투자 노하우(?)를 가르친다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주식과 달리 미술품은 단기 투자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유명 근대작가 작품과 극소수 생존 작가 작품을 제외하곤 미술품은 환금성도 거의 없다. 희소성이 있는 미술품의 경우 잘만 고르면 수년 후 작품 가치 상승으로 차익을 얻는 재미가 있다지만 '잘 고른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젊은 작가들은 열악한 창작환경과 민생고 등의 이유로 작업을 접는 경우가 많아 투자의 의미가 희석되기 일쑤이고, 중견 작가 이상이라 해도 소위 뜨는 작가는 1%에 불과하다. 그가 인지도를 얻기까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을 지켜봐야 할뿐더러 시장의 가치 외에도 예술성과 미학적 가치도 고려된다.

 

때문에 투자자는 작품을 보는 안목부터 필요하다. 작품가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미술사적 지식은 물론 제작에 대한 이해, 미술 생태와 시장흐름 등도 알아야 한다. 작전세력을 피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운도 따라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파악하지 않는 한 미술품 투자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내려놓는 게 현명하다.

 

2007년에도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단군 이래 최대 활황이라고 했다. 국적불명의 팝아트와 극사실주의 경향의 그림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초기 흐름을 주도한 일부는 떼돈을 벌었다. 하지만 3년도 못 갔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자 나중에 미술품투자에 발을 담근 대부분은 본전도 못 건졌다. 심지어 일정 기간 내 구입한 미술품을 재매입해준다는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폐업한 뒤 종적을 감춘 일부 유통업자들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도 수두룩했다.

 

유통업자들은 걸핏하면 앤디 워홀과 유에뮌쥔, 김창열을 예로 들며 100배, 1000배의 수익률을 말하지만, 100만 명 중 한 명, 어쩌다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사례에 불과하다. 분할 소유권에 소액투자가 가능한 공동구매 또한 결국 작가 명망에 기초한 돈 놓고 돈 먹기요, 많이 넣은 사람이 많은 이익을 취하는 구조이다. 작품임대 수익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미술사적 의미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면 기대할 수 없다.

 

요즘 뜨고 있는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역시 저작권, 표절, 위작, 중복판매 및 개정판에 따른 갖가지 문제와 규제·감독의 허술함 등에서 불안정한 요소가 매우 많다. 가상의 시장은 새로운 유통 대륙을 갈망해온 업자들에게나 환영할만한 현상이지, 사실상 코인, 미술품 할 것 없이 소위 돈이 된다는 투자정보가 나한테까지 왔을 땐 이미 늦은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내가 구입한 작품이 향후 폭등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미술품 투자는 일종의 도박이다. 그럼에도 아트테크를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강조하는 이들은 대개 그 일이 생업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대중의 관심이란 더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한 미끼일 뿐이다.

 

미술품은 그냥 작가들의 창작 동기부여 차원 혹은 감상용으로 형편에 맞게 구입하거나, 근처 미술관 혹은 갤러리에 들러 마음의 안식과 행복을 얻는 선에서 즐기는 것이 옳다. 자산이 많아 손해를 봐도 삶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접근하면 모를까, 있는 돈 없는 돈 모두 끌어넣는 '영끌'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미술 시장도 돈 있는 자들만이 돈을 버는 곳이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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