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아나필락시스 특약 배타적사용권
토스, 배타적사용권 만료 전 사전모집 나서
손보협회, 제3자 의한 침해 부분 문구 검토
일명 '보험 특허권'이라고도 불리는 '배타적사용권'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보험사 외에도 비슷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가 등장하면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배타적사용권 침해 소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 대응할 전망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3월 출시한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에 대해 손해보험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로부터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해당 특약의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삼성화재는 ▲생활밀착형 위험 보장 ▲백신 부작용 등 사회적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 ▲건강 DB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이란 지난 2001년 처음 보험업계에 도입됐다. 이후 보험사들의 생존 전략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은 생·손보험협회가 보험사의 신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 중 하나다. 위의 사례처럼 해당 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창의적 신상품에 대해 ▲독창성 ▲진보성 ▲유용성 등을 평가해 3·6·9개월 등 일정 기간 독점판매권을 부여한다.
문제는 삼성화재의 배타적사용권이 만료되지 않은 시점에 금융플랫폼 토스가 DB손보의 백신보험 사전 모집에 나선 것이다.
따라서 삼성화재의 사용권 침해라는 입장과 토스의 사전 예약이기 때문에 배타적사용권 기간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모집행위 자체도 사용권 침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토스 관계자는 "백신보험 관련 행사는 토스 고객이 백신예약에 관한 알림을 신청하면, 해당 시점이 됐을 때 백신 예약에 더해 무료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알림을 드리는 것"이라며 "배타적사용권 침해 여지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손보협회도 제3자에 의한 침해 부분에 대한 문구나 관련된 협약이 없어 곤란에 처했다. 배타적사용권을 침해하는 보험사가 발생하면 협회는 먼저 위원회를 통해 상품 구조의 유사성과 배타적사용권을 얼마나 침해했는지 등에 대해 판단한다. 이후 배타적사용권 침해가 맞다고 판단되면 우선 상품 판매를 금지한다. 최대 1억원 이내의 제재금도 부과될 수 있다.
다만 토스의 경우 핀테크 업체이기 때문에 손보협회 측에서 제재를 가할 수 없다.
해당 사례를 바탕으로 손보협회는 배타적사용권 침해 행위 조항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3자를 통한 침해 등 실질적으로 배타적사용권 효력이 떨어지게 할 수 있는 행위도 구체적으로 포함할 전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협회도 빅테크·핀테크 등 플랫폼 기업의 배타적사용권 침해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배타적사용권 침해를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의 경우 앞서 라이나생명이 같은 날 미니보험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을 출시해 동시에 판매를 개시하기도 했다.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은 보험사만 단독으로 관련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라이나생명은 같은 날 상품 출시가 이뤄지면서 단독 판매라는 배타적사용권의 특혜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도 배타적사용권에 대해 무의미한 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에 대해 의문이 든다. 이해관계만 맞아떨어지면 유사한 상품을 만들어도 먼저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은 보험사가 이의를 제기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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