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대호황기를 뜻하는 슈퍼사이클을 맞았지만 함박웃음을 짓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장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올 하반기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인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여기에 과거 수주 절벽으로 인해 경영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갈등으로 노조가 전면파업을 예고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친환경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순항중이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3개사는 올해 상반기(1~6월) 2021년 합계 수주목표 317억달러 중 79.5%인 252억달러를 수주했다. 각사별로 나눠보면 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 138억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 149억달러에 92%를 달성했다. 반년 만에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55억달러의 수주성과를 거두며 올해 목표 77억달러의 약 71.4%를 채웠다. 삼성중공업 역시 수주 목표 91억달러 중 59억달러를 채워 64.8%를 확보한 상태다.
이같은 성과는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연료전지로 운항 가능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친환경 선박 연료인 메탄올 추진 엔진을 탑재한 선박을 건조한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형 친환경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노조의 압박은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는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 급등과 시장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 후판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국내 후판 유통가는 올해 초 톤당 69만원에서 지난 5월 130만원으로 90% 가량 상승했다. 결국 조선용 후판 역시 40%이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는 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후판 비용이 상승할 경우 수익성 확보에도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국내 조선사의 후판 수요가 약 230만톤으로 추정되는데, 후판가가 톤당 10만원 오를 경우 2300억원, 20만원 오를 경우 4600억원의 비용이 상반기에 이어 추가로 발생한다.
현재 조선업계는 대호황기를 맞아 수주 잭팟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중공업은 영업손실 5068억원,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손실 212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후판 등 강재 가격 급등으로 손실폭이 확대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전년동기대비 44.5% 감소한 6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수주 절벽이던 2019년 실적이 올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침체에 시달려온 조선업이 겨우 살아나는 분위기에서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악재다.
임단협이 3년째 타결되지 않은 현대중공업 노조는 6일부터 9일까지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2020년 1월 현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부분파업은 있었지만, 전면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로 조선업계가 대호황기를 맞았지만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는 2~3년 이후부터다"라며 "원자재 가격 인상은 조선업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전면 파업을 진행할 경우 오랜만에 찾아온 수주 상승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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